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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니 Mar 02. 2017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낯선 생각

책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를 읽고 쓰다



저자인 강윤중은 경향신문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진기자다. 책 표지에 쓰인 '낯선 생각', '편견', '사진' 등의 단어들로부터 추측해볼 수 있듯,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는 사회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소외된 이들 또는 그릇된 편견들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글과 사진을 담고 있다. 탄광촌과 시골 분교 등 사람들의 관심도 발길도 적은 곳으로 직접 찾아가고, 이주노동자와 동성애자 등 차별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실 저자의 글과 사진 자체는 별로 임팩트가 없었고, 글 중간중간 불편하게 느껴지는 지점들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느낀 지점들마다 저자의 자기고백 또는 반성이 곧바로 따라붙었는데, 바로 그런 부분들을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을 쓴 저자의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도 모르게 내보이게 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혜적 태도, 무심코 내뱉는 무신경하고 차별적인 말들, 그런 것들을 의식할 수 있도록 '낯선 생각'을 권하는 일. 

<한겨레 21>의 기자 네 명이 한 달간 노동자가 되었던 경험을 기록한 [4천원 인생 :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우리 시대의 노동 일기]라는 책이 있다. 네 명의 기자 중 한 명인 임지선 기자는 이 책에서 이렇게 썼다. "'감자탕 노동 일기'를 쓴 뒤, 그래서 무엇이 바뀌었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럼 되받아친다. 당신조차 어렴풋이 '뭔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 변화라고."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 역시 많은 사람들이 '뭔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느끼게 만들어 줄 이야기로서의 역할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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