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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리 Mar 11. 2024

정말 예쁜 물건은 많고 많은 물건들 중에서도 보인다.

인테리어 트렌드 사이 우리는 어디에 들어갈 수 있을까?


신기하게도 예쁜 물건은 금방 찾아낸다.


우리가 작은 브랜드라 사람들이 못 찾아서 구매를 못한다고 생각할 수 없게 만든 일이 있었다. 스마트스토어를 만든 지 1년 정도 된 때였다. 내  눈에도, 엄마 눈에도 예쁜 큼직한 꽃 패턴의 자카드 원단 2종류가 들어왔다. 자투리로 소량만 들어온 것이라 원단 당 2개씩 물건이 나왔다. 만들면서도 예뻤고 만들고 나서도 예뻤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예뻤다. 그 물건들은 온라인에 올리자마자 일주일도 안되어 품절되었다. 그때 우리 스토어는 유입도 구매도 많이 일어나지 않아 순위도 낮았고 광고도 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은 만들어놓고 나의 못생김을 견디지 못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고 블로그나 브런치도 당연히 없었다.


그 일 전까지는 반짇고리가 철 지난 물건이니 찾는 사람도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예쁜 물건은 그 많고 많은 상품 중에서 어떻게든 찾아지는 것이었다.



오늘의집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요즘 인테리어 트렌드나 사람들이 선호하는 분위기를 찾아본다. 화이트 톤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가장 많이 보이고 식물과 목가구가 많은 인테리어, 미드센츄리 가구에 트렌디한 소품들을 배치한 인테리어도 자주 보인다다. 패턴과 색감은 원색보다는 파스텔톤의 잔잔한 것들이 훨씬 많았다.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인테리어가 바뀐다. 패션의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지만 집을 구성하는 가구나 자재의 유행은 돌아오지 않는 듯하다. 과거의 인테리어는 추억이 되어 유행하는 ‘할머니 집 같은 카페‘가 된다.


반짇고리 역시 '할머니 집 같은'에 자주 속하는 소품이다. 그래서 오래 전의 디자인을 생각하면 화려하고 큰 꽃 패턴이 많았다. 지금도 그중 몇몇의 디자인이 남아있다.


옛날에 엄마를 따라 동대문 원단 시장에 나가면 내가 예쁘다고 말하는 원단과 엄마가 구매하는 원단이 전혀 달랐다. 그때는 화사함, 화려함, 눈에 띄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검은색을 좋아했지만 그 당시에 자개장이 아니고서 인테리어 소품이, 특히 반짇고리가 검은색일 수는 없었다. 아무도 어두운 물건을 집에 들이고 싶지 않아 했다.


온라인 신제품은 내가, 오프라인 도소매 신제품은 엄마가 디자인하고 있다. 몇 년을 열심히 어두운 색감의 예쁜 소품을 보여주고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를 보여주면서 엄마를 세뇌시켰다. 지금은 내가 검은색 원단으로 샘플을 하겠다고 해도 시큰둥해하긴 하지만 너무 어둡지 않겠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하지는 않는다.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모아두었던 샘플 원단들을 모두 꺼내 봤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감의 원단을 많이 골라두었다. 인테리어 트렌드는 눈에 보이는데 우리 물건이 그 안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지는 몇 년을 고민했다. 올해는 기존의 디자인을 바꿔 새로운 구성을 해보려고 한다. 내 눈에는 만족스러운데, 시장 결과는 늘 그렇듯 일단 내 봐야 알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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