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삶 속, 괜찮지 않던 너에게 #4

부부의 세계

by 엄마 안녕

엄마의 옷을 알아차리기 전, 우리 부부 사이는 구불거리는 평행선이었다. 싸우고 일상 이야기하고 조율하다 또 싸우고 화해하고 그렇게 대화가 늘 그랬다. 같은 회사였기에 매번 그와 나는 메신져로 처음 일정 조율 때문에 이야기하다가 결국 싸움과 한숨으로 치닫고는 화면을 끄게 했다. 그는 나에게 “여보는 나의 못난 점만 일부러 찾아내는 사람 같아.”라고 했다.

수많은 싸움을 날들 중, 받아치는 그에게 할 말이 없어 어딘가에 SOS를 치려고 글로 담아두었던 부분을 가져왔다.


그 : 나만 변함없이 사는 것 같고, 그게 억울 한거야? 내가 뭐 하기만 하면 다 못마땅하게 보는 거 아니야?

나 : 어 나 억울해, 나는 결혼하면서부터 일도 친구도 모든 게 단절되었고, 집안일도 그렇게 해 왔고 당연했던 건데. 당신은 일도 하고,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심지어 술도 마시러 다녀. 나 그거 억울한 거 맞아.

그 : 결혼을 부정하는 거야?

나 : 아니라고 몇 번을 이야기해, 애들이랑 결혼생활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고.

그: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당신의 이야기는 나랑 결혼하면서 다 틀어졌고 그게 다 너 때문이야 라고 하는 거잖아. 그리고 나는 늘 이야기했지만 트레이드 오프라고 항상 말하잖아. 결혼생활을 통해서 우린 두 아이를 얻었고, 안정적인 결혼생활... 잘해오고 있고 잘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더는 내가 어떻게 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계속 그렇게 과거를 아쉬워하고 언제까지 그러고 살 거야?


몇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 읽어보니, 그는 조목조목 다 맞는 말을 하지 않았는가. 나의 이 불안한 상태의 결혼생활 10년을 싸움 속에서 기다려 준 그였다. 나의 불안이 최고조를 찍던 2년간 수없이 회사를 그만두라고 이야기했었다. 마음 치료한다고 생각하고 그만두라고까지 했었다. 나는 엄마의 옷 속에서 그의 품으로 가고 싶었지만, 그러면 안되는 것이라고 나를 옭아매었었다. 엄마의 옷을 벗으며 그렇게 나는 그와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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