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럴 일이었다. 이 글을 쓰며 2019년 아침으로 돌아가 처음으로 내가 나를 만났다.
“안녕야, 너 많이 힘들지. 힘들지... 괜찮아. 괴로운 거 알아, 내가 알아, 괜찮아.”하며 토닥여주니 재켓에 H라인 스커트를 입고, 힐을 신고, 화장을 곱게 하고 귀걸이까지 주렁주렁 매달며 ‘외모가 뭐 그리 중요해 내면이 이렇게 문드러졌는데’라고 소리치며 핸들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출근하던 내가 무너져내려 차 문을 박차고 열어 바닥에 주저앉아 운다. 내가 괜찮다고 일으켜 세워주지만 일어나질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나와 내가 함께 울었다.
나는 이제 이런 힘이 있다. 나의 내면을 만날 힘이 있고, 나를 알아줄 수 있고, 나를 보듬어 줄 힘이 생겨가고 있다.
상담으로, 비폭력 대화로, 글쓰기로, 독서로, 수많은 ‘연대’의 힘으로, 긍정의 말들을 온몸으로 머금어가며 그 아름다운 물줄기들이 뿌리로 스며들어 가고 있다.
그 나무들이 1번 부정의 고속도로에서 나와, 오솔길 옆에 한 그루씩 심어져 간다. 그 길들 속에 내가 있고 든든한 존재들이 있다.
몇 년 전 상담실을 처음 찾을 때의 나는,
엄마로도 따뜻한 밥 세 끼 다 차려주고 잘 때마다 책 읽어주며 예쁜 말만 하는 친구 같은 엄마가 아녀서,
남편의 출장에도 한결같이 다정하며 술자리에도 나무라지 않는 아내가 되지 않아서,
일에서도 제대로 된 일, 나의 콘텐츠를 만들어 바쁘게 일하지 않는 내가 아녀서,
엄마에게도 기대에 못 미치는 딸이어서..
한없이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난, 이제
책을 읽어주지 않아도, 일할 때 보다 더 자주 반찬을 사 먹어도 나를 위함을 알아차리고,
순간순간 나의 선택에 집중하고 알아차리고 존중하려 노력하며,
남편과의 대화에도 당신의 선택과 나의 선택이 다름을 충분히 존중하고,
서로 비난의 의도가 아닌, 사랑의 의도가 내재된 부부임을 안다.
엄마와도 정서적 독립에 대해 대면을 하고, 옆에 누워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손길에서
엄마의 응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스스로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빛이 다시 켜졌다.
마음공부 과정을 통해서 나는 너무 많은 귀한 것들을 얻었다. 이것들을 나는 스스럼없이 주변에 나눈다.
‘동네 엄마’라고 칭하는 사람들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내가 힘들어서 상담했던 것, 비폭력 대화를 알리는 일, 글쓰기에서 썼던 나의 글들을 당당히 나누는 일들이 모두 즐겁다. 그래서 꿈이 자꾸 생겨나려고 한다. 꿈틀댄다.
처음 마주할 땐 절대 안될 것 같고 어려운 길이라고 절대 못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대로, 10년 정도 더 공부해보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나의 빛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된 마음공부. 그 속에서 탁월한 도구인 비폭력대화. 나 또한 누군가에게 빛을 찾는 길을 안내 하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