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주인의 휴일

서른넷에 산골짜기 펜션 주인이 되었습니다

by 소담


일간의 첫 휴가를 정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문을 닫고 쉰다는 것은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래도 되나 걱정하며 예약달력을 막아놓았다. 막상 쉬기로 마음먹자 그때부터는 마냥 행복했다.


첫 휴가는 J답게 모든 계획을 정성 들여 세워서 바닷가의 취사 안 되는 호텔형 펜션을 갔다. 이전부터 좋아했던 그곳은 우리가 오픈한 이후에도 여전히 편안하게 우리를 맞아 주었다.


이후 맞이하는 휴일에는 서울에서 레지던스호텔을 잡아 보내기도 하고, 강원도, 남해 여행이나 그냥 집에서 쉬기도 했다. 남편은 좋아하는 낚시여행을 보내고 일하는 사람들도 휴가를 보낸 후 빈 집에서 강아지랑 일드랑 영화, 만화책을 보며 유유자적 쉬었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양양의 콘도로 휴가를 자주 갔다. 아이를 데리고 가기 가장 만만했고, 바닷가에서 아이가 하염없이 삽질하는 것을 보다 보면 행복이 이건가 싶었다.


아이가 네 살이 되자 그때부터 비수기만 되면 세부, 말레이시아, 오키나와, 다낭, 푸껫 등 동남아 리조트로 떠났다. 펜션에 필요한 물건을 살 때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마일리지 적립되는 카드로 만들어서 휴가를 떠날 때 비행기티켓은 마일리지 좌석으로 구매했다. 물론 그곳에서도 아이는 바닷가에서 삽질하며 가장 행복해했다.


갑작스러운 펜션 수리를 위해 예약을 막을 때면 우리 세 식구는 펜션 객실에 돌아가며 묵기도 했다. 우리가 묵어봐야 손님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고, 아이도 즐거워했다.




펜션주인의 휴일은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다.

남들이 일할 때 쉬고, 쉬는 동안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애쓴다.


다시 일할 수 있을 만큼만 쉬는 것.

펜션주인의 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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