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전

서른넷에 산골짜기 펜션 주인이 되었습니다.

by 소담

른 겨울 남녀 한 쌍의 커플이었다.


커플은 늦은 밤 픽업 신청으로 차에 타면서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줄곧 눈을 감고 펜션에 도착하도록 말이 없었다. 오면서 싸운 것일까 생각을 하면서 어둠을 뚫고 펜션에 도착하였다.


그들은 안내하는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방으로 들어간 후 다음 날 밤이 되도록 객실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펜션 객실에서만 있다 가는 여타 펜션들과 조금 다르게 우리 펜션은 손님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펜션 내 시설 이용이 많은 편이었고, 주인과 손님과의 소통도 많은 편이었기에 지나치게 조용한 손님들이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하필 그 당시 TV만 틀면 나오는 뉴스 단골 기사가 펜션 내 동반자살, 집단자살 등 험한 내용이었기에 내 머릿속도 같이 험하게 것이리라.




슬슬 9시가 넘어갈 무렵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감자전 두 장을 부쳐 객실 문을 두드렸다.


“계세요?” TV 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만 말소리는 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조금 더 크게 두드렸다. “계십니까?”. 영원할 것 같은 시간이 지난 후 문이 덜컥 열렸다. “네?” 부스스한 모습을 하고 남자가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에구, 주무셨나 봐요. 감자전을 부친 김에 맛이나 보시라고요.” 어색하게 웃으며 감자전 접시를 내밀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저희가 잠을 못 자서 자느라..” 남자가 꾸벅 인사를 하며 접시를 받아 들었다. “아, 그러셨구나. 배 고프실 텐데요, 이거라도 맛있게 드세요.”




알고 보니 커플은 의대생들이었다. 며칠간 못 잔 잠을 자느라 그랬다는 말을 퇴실 이후 남편에게 전해 듣고 전후사정이 이해가 되었다.


이 커플은 짧은 2박 3일의 수면여행 이후에도 잊을만하면 한 번씩 찾아와 2박씩 밀린 잠을 자고 가곤 했다.


언젠가 휴가를 맞아 처음으로 4박 5일 쉬러 와서야 카페에 나와 커피를 마시며 처음 왔을 때 이야기도 하며 즐겁게 수다를 떨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펜션을 하다 보면 날씨부터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에도 한 번씩 마음 졸이는 일들이 있곤 했었다.


지나고 나면 피식 웃으며 지나갈 일이 많았지만 생계가 달린 일이다 보니 당시에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그때는 그랬어도 어쨌든 지금 생각하면 그런 일도 있었지라고 생각나는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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