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행을 결심하는 그 시작
2023년 12월 대한민국 서울
이제 슬슬 1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이었다. 팬데믹이 끝났다고 이제 말할 수 있다. 모두가 그 시절을 기억하고, 질려했다. 숨통이 끊어지지 않도록, 내가 몸과 마음을 담은 우리 회사 일이 정상궤도에 오르기 위해, 나는 더 달렸고, 달렸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생각했고, 앞만 보고 달리던 어느 날. 내 몸 상태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떠날 때가 됐다고 온몸이 말하고 있었다. 떠나야 한다. 하지만, 떠난다고 해서 국내로 여행지를 선택해 떠나지 못하는 나에게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운전을 잘 못한다. 장롱면허가 있더라도 운전에 두려움은 없다. 그래도 30년 넘게 수도권 생활을 해온 나에게 자가용은 필요가 없었다. 매 순간 아직 혼자 차를 몰고 떠나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두 번째, 거리적으로 너무 짧다. 내가 새로운 감정과 생각을 느끼려면, 최소한의 시차. 최소한의 물리적 거리감. 언어적 다름 등이 필요하다. 아, 그리고 약간의 긴장감. 여자 혼자 이동할 때, 치안을 무시할 순 없기에 최대한 혼자서 이동해도 무리가 없는 나라로 선택을 한다.
그렇게 2024년을 앞두고 휴가를 이용해 목적지를 어디로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고, 답은 어렵지 않았다. 너무 멀지 않지만, 가본 곳 중에서 가지 않았던, 하지만 한 번은 가고 싶은 그곳. 베트남 하노이 (Hanoi). 어쩌면 베트남의 주요 도시를 다 가보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발동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장 찍기를 하듯이 남부 주요 도시인 호찌민부터, 중부로 냐짱, 다낭, 호이안까지 방문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북부도시까지 가봐야 베트남을 정말 다녀와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잠정적으로 나의 목적지는 정해졌다.
그러면 잠시 삭제해 놨던 항공편 검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를 바로 한다. 이제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행 일정을 결정할 시간이다.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