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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Apr 18. 2021

생애 처음 해독 주스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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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abc주스를 만들었다. abc주스는 사과(apple), 비트(beet), 당근(carrot)의 앞자를 딴 것으로 내장지방을 제거해주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최근 신랑이 자주 아파서 걱정이었는데 우연히 SNS에서 이 주스를 보게 됐고 이거라도 만들어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랑은 아침 일찍 출근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 뭐, 나도 출근할 땐 그랬으므로 예전엔 아무 생각이 없었으나 휴직하고 있는 지금은 뭐라도 먹여 보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불쑥 들곤 했다. 신랑한테 아침 챙겨줄까? 하고 물은 적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했었다. 별로 먹고 싶지 않다고. 그런데 오늘 해독주스에 대해 얘길 꺼내니 선뜻 먹겠다고 했다.


말이 나오자마자 재료를 사러 갔다. 마침 사뒀던 사과가 있어서 비트와 당근만 샀다. 사과와 당근은 껍질째 넣는 게 좋다고 해서 껍질 째 먹을 수 있도록 깨끗이 씻는 방법을 찾아 뽀독 뽀독 씻었다. 사과, 당근, 비트를 1:1:1/3의 양으로 나눠 담고 물 200ml와 함께 갈아주면 주스 완성.


그냥 이렇게 쓰고 보면 별거 아니지만 처음 하는 나는 씻는 것부터 신경이 쓰였다. '이 정도 씻으면 농약이 다 제거되는 거야?'. 이런 종류의 불안을 늘 가지고 있었다. '이거 믹서기로 갈면 영양소 파괴 많이 되어 헛수고하는 거 아니야?' 뭐 이런 불안도. 하지만 이런 불안을 스스로 제거하지 않으면 더 나아갈 수 없었다. 식약청에서 실험도 해본 거라고 하고 여러 사람이 나처럼 해도 효과를 봤다고 하니 그냥 믿고 하는 수밖에 없잖아? 하며 나를 달랬다. 그렇게 해독주스를 완성하면서 나의 불안도 함께 해독했다.


이제 이걸 먹고 신랑이 건강해지는 것만 남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이걸 지속할 수 있느냐는 거다. 잘할 수 있겠지?;;


두 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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