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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May 24. 2021

얼떨결에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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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를 데리러 가는 길.

열심히 걸어 가는데 어디서 고양이 소리가 들렸다. 주위를 살펴보니 아기 고양이가 혼자 울고 있었다. 정말 작은 고양이였다. 아 불쌍해서 어떡해? 하는 마음이 들긴 했지만 일단 둘째를 데리러 가야하므로 그냥 지나쳤다. '둘째를 데리고 왔을 때도 니가 거기 있으면 내가 데려 갈께'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 둘째는 아기 고양이가 울고 있었다고 하니 단번에 보러 가자고 했다.


둘째를 데리고 다시 가니 아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울고 있었다. 아 진짜 이럼 난감해지는데?




앞에서 공사하던 아저씨가 버려진 고양이 같다고. "잡아줄까요? 데려가서 키울래요?" 라고 물어봤다. 자신이 없었다.지금껏 한번도 동물을 스스로 책임지고 키운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머뭇하는 사이 그 아기 고양이는 주변 아저씨들에 의해 잡혔고 둘째의 품에 안겼다.




순식간에 생명하나가 내 영역에 들어 왔다. 그때 부터 안절 부절하기 시작했다. 일단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아이는 생후 한달 정도 된 수컷이었다. 동물마저 내게 오는 생명은 딸이 없군, 하는 실없는 생각을 했다. 의사 선생님은 고양이의 건강 상태는 괜찮은 것 같고, 결막염이 걸려있어 눈 주위가 지저분하다고 말씀하시곤 눈 주위를 닦아 주셨다. 안약을 처방 받고 캐리어 하나, 분유 하나 샀는데 63000원을 냈다. 후아. 이 아이를 어찌 키울꼬.



아이의 이름은 '용이'가 됐다. 둘째는 아기 고양이의 어미가 아기를 버렸는데도 용케 살아났다고 '용이'라고 하고싶단다. 다음주 쯤 다시 병원을 데려가서 접종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살펴보기로 했다. 아직 너무 어려 주사도 못 맞고 목욕도 못시킨다기에 대충 닦기만 했는데. 아이들은 이미 품에 안고 있다. 에라이 나도 몰라ㅋㅋ 벼룩?  이런거 없겠지? ㅡㅡ;;



새식구 용이

아직 얼굴이 깨끗해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더 이뻐지겠지?ㅋㅋ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에게 물어 배변 모래를 사고 사료를 다시 사왔다. 분유는 잘 안먹어서ㅜㅜ 사료를 불려주니 잘먹더라. 건강하게 자라자.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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