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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Sep 10. 2020

쉽지 않은 아이 키우기, 나 다스리기

매일글쓰기 D-10  with conceptzine

첫째는 전형적인 모범생 타입이다. 잘하고 싶어 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그러면서도 마음의 결이 약하고 곱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집요함도 남달라서 한번 뭔가를 하고 싶으면 내가 지칠 때까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계속 그 이야길 꺼낸다. 요즘은 덜하지만 쉽게 삐지기도 하는데 나는 그 두 가지가 너무 참기가 힘들다.


 그래서 자주, 내 화는 첫째로 향한다.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말을 안 듣거나, 자기 할 일을 하지 않으면 그게 내 속에서 분노로 차오른다. 둘째보다는 첫째한테 더 그런 건 왜일까? 아이와 나를 동일시해서 그런 걸까? 나를 꼭 닮아서 그런 걸까?


주말에 게임시간을 다 당겨 써 버려 평일 게임시간이 없는 아이는 어떤 한 가지 '내 마음에 들만한' 일을 하고 난 다음 게임 시간을 좀 주면 안 돼? 하며 계속 게임시간 이야길 꺼냈다. 온라인 과제를 다 끝내지도 못한 상태에서 계속 (내 마음에 안 드는) 뭔가를 요구하니 안 그래도 마음이 복잡했던 나는 오늘도 터지고 말았다.


4학년인 아이는 지금까지는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교과목을 잘 따라갔는데, 요즘엔 그것마저 안되는 것 같아 약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온라인 과제를 하는 태도가 불량하니 불안이 벽을 뚫고 나온 것. 공부를 많이 하라고 말 안 하잖아? 그래도 할 때는 진지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 는 게 내 생각이다.


마음이 답답하다.

하지만 해결책은 이 일에 대해 아이와 진지하게 얘기해보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안다. 먼저 내 마음이 왜 그런 지부터 살피고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고 안정됐을 때 말을 꺼내야 하는데, 내 마음이 쉬이 가라앉지가 않는다. 매일 같이 있어서 일까.


어려서부터 일하는 엄마 밑에 자라 엄마가 옆에 있는 걸 동경했었다. 그래서 더 휴직을 하고 싶어 했고, 지금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도움은커녕 자꾸 뭔가 엇나가는 느낌이 든다.


정말 내 마음을 다스리기가 제일 어렵다. 나는 정말... 평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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