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결 Aug 29. 2020

안 덥다 안 덥다 생각하면 안 더워

부부의 세계

햇빛이 작렬하게 내리쬔다.

그림자가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 동그랗게 보이는 시간. 아이들과 헉헉거리며 야구를 하고 있다.


집에서는 견딜 수 있는 온도에도 에어컨을 켜기를 요구했었다. 에어컨의 찬 바람이 싫은 나는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지만 한치의 양보도 없는 사람. 우리 신랑이다.


그런데 이런 푹푹 찌는 더위속에서 못 견뎌하는 나에게 좀만 참으면 괜찮아진단다. '안 덥다 안 덥다' 생각하면 안 더워진다고. 아니 어떻게 더운데 안 덥다 안 덥다 생각할 수 있냐고 툴툴댔지만, 우리 신랑은 그게 되는 사람이란 걸 결혼한 지 10년이 넘으니 알겠다.


집에서는 에어컨을 켜는 걸 양보하지 않는 이유는 시원하게 있을 수 있는데 왜 안 그러지?라는 생각 때문이고 밖에서 더워도 태연할 수 있는 건 어쩔 수 없기 때문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견디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는 걸.


조금 융통성이 없어도 내가 가지지 못한 이런 결연함 때문에 이 사람을 사랑했다는 걸 또 깨달은 오늘.



그래도 나는 덥다ㅜㅜ


작가의 이전글 밖에 들리는 웃음소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