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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Nov 04. 2020

우리를 되돌아본 18 어게인

매일글쓰기  D-65 with conceptzine

어쩌다 18 어게인이란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져 그 아이들은 책임지느라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38살 홍대영이 18살 자신이 가장 화려했던 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 드라마.


뭐가 문제였는지 가족 속에 살던 시절엔 몰랐던 것들이 제삼자의 입장에 처하니 보이게 되고 그는 18살의 모습으로 가족들 옆에서 그들을 보살피게 된다.


초대인배적인 마음으로 어린 나이에 아빠가 되었지만 고졸자 아빠에게, 특히 농구밖에 잘하는 게 없던 사람에게 사회는 너무 가혹했다. 그가 얼마나 절망을 느꼈고 그 절망을 술로밖에 풀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자신의 억울함을, 자신의 비참함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구구절절 말하지 않은. 아니 서로 힘든 시기였으니 말하지 못했던 결과가 오해로 이어지고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된 홍대영. 그의 삶은 아주 미미한 형태로라도 우리 안에서도 볼 수 있는 안타까움이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 최선이 최선으로 와 닿지 않은 적이 얼마나 많은가? 홍대영은 자신의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그게 최선으로 와 닿지 못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내가 울음을 터트린 부분도 아마 마음이 그 마음 그대로 와 닿지 못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그 와 닿지 못한 마음이 반사되어 내 안에 흡수된 듯 나는 그 흩어지는 마음들 때문에 울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예전으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딱히 돌아가고 싶은 시점이 없다.


내가 지나온 순간순간이 그때의 최선이었다는 걸 조금 알아서일까. 아마 돌아간다고 해도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선택을 할 것 같은 생각 때문인 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의 나에서 조금 더 깊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더 마음을 보듬어야지 하는 생각.


파랑새는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내 곁에 있으니까.


어우러져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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