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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Apr 04. 2021

부활

매일 글쓰기

강압이 없으면 가 원하는 만큼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다는 걸 이번 부활에도 느낀다. 오늘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이지만 나는 사순시기도, 부활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강압 없이, 제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일까?


신앙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고 배웠고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신앙을 25살에야 가지게 되었고, 아직도 성경을 읽을 때마다 의문을 품으며, 의문을 품는 믿지 못하는 나를 탓한다.


내 믿음의 깊이가 문제이긴 하지만, 나는 내게 신앙이 있다는 것이 좋다. 그것이 가톨릭이라서 더욱.


성경을 읽으며 머리를 갸웃하던 마음도, 내가 절박해지면 하느님부터 찾게 되고, 그분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게 되니까. 나는 가진 것이 많이 없지만,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 하나만으로 뭔가 든든한 백을 가진 기분이 드니까.


그렇다면 세상이 말하는, 해야 하는 무엇 무엇들 말고, 내 안에서 진정으로 발휘되고 있는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거겠지?


나는 교리에서 말하는 것들과 교회 안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에는 가끔 머리를 갸웃하게 되지만, 예수님이 걸어오신 길들을 의심한 적은 없으니까.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을 의심한 적은 없으니까.


이번 부활은, 나의 신앙에 대해 다시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신앙생활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판단할 게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는, 예수님을 닮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을 중심으로.


그리고 앞으로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지.

'예수님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중심을 이루는 삶.

어쩐지 이렇게 말하고 나니, 나도 새롭게 부활한 느낌이 든다.

부활절 우리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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