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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형 인간의 대단한 도전

나의 합격 이야기-3

by HelloSol

"면접준비"


일반적으로 지원자들의 면접 준비는 비슷할 거라고 감히 생각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미션과 비전 외우기, 네이버 뉴스에 나온 최신 이슈들 암기하기, 그리고 그 밖의 예상문제에 대한 모범답변을 만들어 놓고 자연스러울 때까지 연습하는 정도 일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들었던 취업강의에서 면접 준비에서 적극성이 당락을 좌우한 사례들을 접하며 내향형인 나도 용기를 내게 되었다.


기관 홈페이지에서 일정 확인을 통해 다른 주제로 열리는 박람회에 기관이 부스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번 채용 박람회가 열렸던 같은 장소였다. 한 번 가볼까 말까 수백 번 고민을 하다 결국 밑져야 본전이지 라는 생각으로 박람회장으로 향했다.


박람회장은 생각보다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취업이 아닌 특정 산업군의 사기업과 공공기관들이 모여 회사와 제품을 홍보하는 기간이었기 때문에 일반인 관람객도 정말 많았다. 박람회장을 돌다가 우연히 기관을 발견했지만 차마 말은 걸어보지 못하고 주위만 빙빙 돌았다. 몇 바퀴를 돌다가 용기 내서 테이블에 놓인 기관 팸플릿을 가져왔다. 담당자도 큰 신경은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냥 이대로 갈까 하다가 진짜 한 번만 더 미친 척해보자는 심정으로 테이블 앞에 서있는 담당자에게 다가갔다. 30대 후반의 아저씨였다.


"저기요..."

"네? 무슨 일이시죠?"

"제가 다음 주에 채용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혹시 몇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말을 하면서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졌다. 담당자는 이내 나를 말없이 보더니 잠시 코너 뒤쪽으로 가 있으라고 했다. 망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이렇게 혼나는 건가, 거절당하는 건가' 등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잠시 후 직원분이 나에게 다가왔다.


"아, 저기에 팀장님께서 기자분들이랑 말씀 중이셔서 자리를 이동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어떤 직무 지원하시나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살았구나 싶었다. 심지어 직원분께서는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부서의 부서원이셨다. 현재 부서에서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운영할 계획인지, 현재 퇴사자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등 내부 직원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정보들을 전해 주셨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말씀해주시면서 면접에서 어필할 수 있는 점들을 알려주셨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짧은 만남이 끝나고 계속해서 인사를 했고 직원분은 면접에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급히 박람회장으로 돌아가셨다.


후에 내가 채용박람회 담당자로서 부스를 운영하며 보니 진심을 다해 다가오는 지원자에게는 하나라도 더 자세히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런 분들에게는 지원자들이 인터넷 검색으로는 알기 힘든 정보들을 알려주게 되고 진심으로 그들의 커리어를 응원하게 된다. 사람이 많고 바쁜 부스라면 이런 기회가 적을 수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취준생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본인도 그 시절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이다. 어떤 취준생은 건물 흡연구역에서 현직자들과 만나 정보를 얻었다고 하기도 한다. 조금만 용기를 내보면 방법은 다양하다. 기회는 적극적인 사람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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