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기시험 "
이후 필기시험을 위해 지방으로 내려갔다. 회사는 전라도의 작은 지역에 위치한 곳이었다. 경기도에서 평생을 살았던 나에게 너무나 낯선 지역이었다. 직행버스도 없어 환승 정류장에서 버스를 갈아타면서 약 3시간 정도 가야 하는 거리였다. 시험이 주말 아침에 있었기 때문에 전날 내려가 하루 밤을 잤다. 당시 취업준비생 지원제도가 있어 부담 없이 숙소를 예약할 수 있었다. 내려가 보니 예약한 숙소는 역 주변에 위치한 모텔촌에 있었다. 당시 너무 무서운 마음에 방에 빨리 들어가 문을 잠갔다.
다음 날 아침 시험장에 도착했을 때 진짜 시험이구나라는 생각에 긴장감이 배로 들었다. 정해진 자리에 앉아 대략 시험을 보는 인원을 세어보았다. 여기서 면접까지 가려면 최소 몇 명보다 잘 봐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의미 없는 계산만 계속하게 되었다. 나보다 경력이 많아 보이는 지원자, 끝까지 책을 놓지 않는 지원자, 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온 지원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저들보다 시험을 잘 칠 수 있을 것인지 마음속으로 재단하기 바빴다.
드디어 시험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별 소득 없이 펴놓았던 책도 모두 집어넣었다. 시험이 시작되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평이했던 난이도에 안도하면서 시험을 마무리지었다. 방학 때 학교에서 들었던 NCS 수업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필기시험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으면서 면접을 준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