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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합격을 부르는 나만의 비책

나의 합격 이야기-4

by HelloSol

"면접후기"


드디어 면접일이 되었다. 다행히 오후 면접이라 전 날 내려오지 않아도 되었다. 터미널을 출발해서 고속도로에 위치한 중간 정류장을 거쳐 지역에 도착하고, 거기서 다시 택시를 불러 회사까지 들어갔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탓에 직원분들이 밥은 먹고 왔냐며 걱정해주었다. 오전 면접을 정리 중이던 직원분이 과자를 주면서 이거라도 먹으라며 챙겨주셨다.


나름 정리한다고 써둔 모범 답안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회사 비전과 목표는 또 왜 이리 외워지지 않는지. 합쳐봐야 몇 문장 되지도 않는 분량이지만 수십 번을 되뇌어도 좀처럼 자연스럽게 튀어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지루하면서도 긴장된 기다림이 끝을 보일 때쯤, 작은 물통을 하나 몰래 챙겨 화장실 칸으로 들어갔다.


투명 용기에 몰래 싸 온 액체는 집에 있던 '복분자주'였다. 이는 나의 오래된 징크스라고 할 수 있다. 면접이나 영어 인터뷰 때 늘 긴장을 많이 하는 나는 유난히 얼굴이 빨개지고 머리가 하얗게 된다. 그래서 대학생 때 맥주 반 캔을 마시고 영어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는데 긴장이 풀리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후 몇 번의 검증(?)을 통해 효과를 입증했고, 나름 결과도 좋게 나왔기 때문에 나만의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술을 못 먹는 사람이라서 한 두 모금으로 긴장을 푸는 효과가 가능했던 것 같다. 그래서 화장실에서도 어김없이 복분자주 세 모금을 마셨고 쓴 맛을 없애기 위해 초콜릿을 와구 와구 씹어 먹었다.


거사를 치르고 나와 거울 앞에서 되뇌었다.


"긴장하지 말자. 루틴도 했으니 편하게 볼 수 있다.

면접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회사 밖에서 보면 동네 아저씨들이다. 쫄지 말자. 쫄 이유가 없다."


이렇게 자신감을 회복시키며 나를 달래고 면접 대기실로 다시 돌아오니 조금 편안해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곧 내 이름이 불렸다.


"ㅇㅇㅇ 지원자님, 면접장으로 이동하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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