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후기-2"
면접장 문 앞에 다가섰다.
진행요원님이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을 주었다.
"긴장하지 마시고요, 편한 마음으로 보시면 됩니다. 준비되면 말씀하세요."
여러 명의 지원자가 같이 들어가는 '다대다 면접'은 익숙했지만 이번에는 나 혼자 들어가는 면접이었기 때문에 더욱 긴장되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준비가 다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면접장 문이 열리는 순간, 나는 다시 아찔해졌다. 그곳에는 8명의 면접관이 있었다. 8명의 면접관은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어디로 눈을 둬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내 등 뒤에는 인사담당 직원 두 명이 앉아 있었다.
"자기소개해보세요."
면접을 시작하는 신호탄이 울리고 나는 준비한 자기소개 멘트를 내뱉었다.
몇 명은 나를 쳐다보고, 몇 명은 서류를 뒤적였고, 무언가를 쓰는 사람도 있었다.
이윽고 이쪽, 저쪽에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원동기는 무엇인지, 인턴 경험은 어땠는지 등등 예상했던 정도의 질문들이 나왔다. 물론, 지방에 위치한 기관이기 때문에 지방 생활에 대한 질문도 당연히 나왔다. 답변을 하던 중 한 면접관은 급한 전화가 왔는지 중간에 자리를 이탈했다. 대답을 멈춰야 하나, 당황스러웠지만 나를 보는 눈들을 향해 대답을 이어갔다.
이어서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이 부분은 지난번 박람회에서 만났던 직원분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구체적으로 대답할 수 있었다. 또한 직무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위해 기관의 투자유치 제도에 대해서 암기한 내용을 모두 뱉어냈다. 세금은 얼마나 감면받을 수 있고, 납부는 몇 년 동안 해야 하는지, 지역과 업종에 따라 어떻게 혜택이 다른지 팸플릿에 적혀있던 내용들을 줄줄이 뱉었다. 사실, 긴장한 터라 내가 맞게 말했는지 100% 확신은 서지 않았지만 열심히 공부한 티를 내기 위해 이야기했다.
8명의 면접관이 쏟아내는 질문들에 대해 정신없이 말하다 보니 면접을 마칠 때가 되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마치고 면접장을 나오는데 속이 후련했다. 몇 번의 면접에서 고비를 마셨기 때문에 적응이 되었을 만도 하지만, 그럼에도 면접은 늘 긴장되고 아쉽다.
택시를 불러 다시 정류장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환승해서 다른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긴장이 풀린 건지 아니면 면접 전에 마셨던 복분자주가 올라오는 건지 모르게 버스에서 계속 잠이 들었다. 그렇게 먼 길을 돌며 알찬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지만, 나는 여전히 취업준비생이었고 해냈다는 성취감보다는 불안함이 더 크게 밀려오는 여느 날과 같은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