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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 diary Aug 24. 2016

지나고 보니 다 '인연'.

하루일기



지나고 보니 다 '인연'이더라. 


난 만나게 될 사람은 꼭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말을 믿는다.  그것이 인연이고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같은 그것이라고. 난 그렇게 믿는다. 내게 인연은 우연히든 필연이든 나를 스쳐간 모든 관계의 사람도 있지만 — 지구는 우리 동네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던 나의 유년시절의 뒷골목. 이제는 이름도 생각 안 나는 초등학교 시절의 짝꿍. 절절한 짝사랑의 감정을 알게 해 준 선생님을 만난 미술학원. 무심코 들어간 책방에서 보게 된 심쿵 한 제목들의 서적. 처음 인턴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해 준 첫 직장. 말 한마디 떼어보지도 못했던 미국에서의 첫 수업. 완전 망해버렸던 면접. 내가 다녔던 직장들. 결국 떠나보낸 사람 — 지나고 보니 수많은 그것들이 내 인생의 접점이 되어, 내게는 다 인연이고 필연이었다. 


요노스케의 이야기에 보면 '사소한 인연이 쌓여 삶이 되고, 일상(日常)이 쌓여 일생(一生)이 된다' 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작은 인연일 줄 알았는데, 내 마음을 깊이 내어준 인연도 있었고. 

평생 함께할 줄 알았는데, 어쩐지 황급히 정리된 인연도 있었다. 


비록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타이밍이 맞지 않아 스쳐간 우연 같은 인연이 있을지라도.

그 인연이 거기까지인 것이다. 좋고 나쁨이 아니라. 그 시절, 그냥 거기까지 였던 거다. 

그러면 모든 게 설명되고, 이해된다.


:::


나이를 먹을수록,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 게 두렵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언젠가부터 노력하지 않으면, 새로운 인연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사람이든 직장이든 나 스스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인연의 깊이와 넓이가 결정됨을 느낀다. 고여있는 물이 될 것인지, 흐르는 물이 될 것인지는, 언제나 그렇듯 모두 다 내 몫이다. 


우선 나부터, 좋은 인연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자. 




이천십육년, 팔월 이십삼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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