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i
패션쪽일을 하다 만난 사람들은 밝고 에너지 넘치는 외향인 e가 많다. 업의 특성상 초반에는 분명 유리한 위치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그렇다고 내향인과 패션이 맞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업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과 협업과 예측불가의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외향적인 스킬을 터득하기도 하기도 하고, 패션을 자기만의 세계로 만들다 보면 내향적인 스킬이 올라가기도 한다. 결국 e와 i의 사이가 되는 g가 필요하다.
패션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생활에서 외향인이 가지는 장점은 분명하다. 내향적인 내가 패션일을 하며 느낀 점은, 눈에 잘 보이는 외향적인 부분에서 먼저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고 내향인이라는 체질에 대해 고민을 하던 시기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시간차이와 기회의 순서는 다르지만 분명하게 기회는 온다는 것이고, 이것을 잡는 건 성향차이가 아닌 태도라는 사실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눈에 보이는 극과 극 인 e와 i가 기본적인 성향에 따라 패션을 해석하는 방식은 분명 다르고, 이에 어떠한 태도로 패션을 대하는지에 따라 또 다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e에서 i에 성향이 생기고 i에서 e의 성향이 생기는 시기가 오기도 한다. 이는 나이를 먹어가며 성격이 변화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성향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변주된다.
스타일적인 부분에서도 내향인과 외향인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각자의 패션 코어를 생각해 보면 외향인의 코어는 자신감 또는 과감함에 있다. 반대로 내향인의 코어는 디테일과 밸런스 가 될 것이다. 내향인의 소극적으로 보이는 태도는 생각에 생각을 더 한다는 것이고, 외향인의 자신감은 과감함으로 멋지게 포장된다. 여기에 각자의 태도를 담은 스타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향보다는 취향이 보이는 스타일로 완성된다.
보편적인 시각에서 내향인들의 스타일은 패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외향적인 스타일은 성향과 취향이 쉽게 드러나는 반면, 내향적인 스타일은 아는 사람에게만 보일 수도 있기에 의도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에겐 성의 없어 보이는 스타일이 누군가에겐 고심 끝에 신경 써서 나온 결과 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언제든 타인에 대한 취향을 들여다볼 수 있는 태도를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