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원하는 컬러는 무엇입니까

좋아하는 컬러와 입는 컬러는 다르다.

by 유케이

패션 컨설팅을 할 때 질문하는 것 중 하나는 좋아하는 색상을 물어보는 것이다. 별다른 목적이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남성들이 선택하는 색상들은 무채색과 원색 위주로 생각보다 다양한 선택을 한다. 그렇다면 옷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색상은 무엇인지도 물어본다. 대체적으로 검은색 또는 화이트 같은 원색이 많다는 답변을 한다. 좋아하는 컬러와 입는 컬러는 다르다. 좋아하는 컬러가 노란색일 때 노란색 티셔츠를 자주 입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패션은 취향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수단이지만, 아이러니하게 국내 패션에서의 컬러는 보수적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색상 한두 가지는 있다. 이것을 굳이 패션과 연결 지을 필요는 없지만 취향을 감추는 건 조금 아쉬운 생각이다. 보수적인 컬러 선택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옷장에 블랙밖에 없지만 좋아하는 색은 옐로우다. 옷장에 옐로우가 없는 건 어울리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 때문인데 대체로 시도하지 않고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컬러를 선택할 때의 보수적인 컬러의 특징인 안정감과 효율성을 따라가게 되고, 색상을 직접 보기 어려운 온라인쇼핑이 주가된 패션마켓은 선택지가 많지만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는 옷장에 옷이 원색으로만 채워지는 몇가지 이유가 된다.


패션에서 컬러는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가능하다. 옐로우를 좋아한다고 꼭 옐로우 티셔츠를 입을 필요는 없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를 보면 같은 옐로우라도 톤이 엄청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패션도 마찬가지이다. 피부색이 어두워서 통상적인 옐로우가 어울리지 않다면 톤을 낮춘 머스타드를 선택하면 된다. 또한 질감에 따라 티셔츠 같은 면원단은 염색이 자유로워서 쨍한 색상이 나오지만 울 소재로 된 니트는 면에서 보지 못한 텍스쳐 고유의 탁함이 들어가기 때문에 잘만 선택한다면 옷장에 멋진 옐로우를 채울 수 있다. 또한 보이지 않는 이너웨어를 좋아하는 컬러로 선택하는 것도 좀 더 패션을 즐기기 좋은 방법이 된다.


입는 컬러 중 옷장에 가장 많은 비중의 색깔은 무엇일까. 옷장을 열지 않아도 블랙일 거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갈 것이다. 국내 판매량을 보더라도 블랙컬러는 매 시즌 상위랭크다. 사실 패션에서 블랙은 어려운 색상이다. 물감으로 다양한 색상을 쓰다 블랙을 쓰게 되면 다른 색상들은 사라지게 된다. 또한 이색과 저색의 조합은 한정적이고 제한적이다. 패션에서도 마찬가지다. 블랙은 모든 색상을 흡수하기 때문에 제한적이고 예측가능한 조합이나 단조로움이 따라온다. 또한 블랙은 입는 사람의 체형을 포장해 주는 컬러이다. 크게 체형을 타지 않고 단점을 가려주며 날씬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컬러를 선택할 때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라 볼 수 있다


사실 패션에서 블랙은 고수들의 영역이다. 블랙만큼 톤을 많이 타고 관리를 해야 하는 컬러는 없다. 다른 컬러들은 톤에서 차이가 나더라도 고유의 컬러로 활용이 가능하지만, 블랙은 구입할 때와 입을 때 조명에 따라 톤이 다르고 세탁 후 필연적으로 톤이 빠진다. 이것은 옷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지하고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기에 쉽지 않다. 또한 블랙은 지저분해도 티가 안 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반대다. 먼지가 붙어서 극명하게 티가나는 건 블랙뿐이며, 얼룩이 생겨 티가 안 나서 한동안은 좋을 수 있지만 그 얼룩을 계속 달고 있는 건 여러모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좋아하는 컬러와 입는 컬러가 다른 건 당연하다. 복잡 미묘한 심리적인 생각들이 반영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패션에서 보수적이고 안정된 컬러만을 선택하는 것 또한 고유의 패션이다. 효율성을 중시하고 간편함을 원하는 시대의 흐름상 블랙은 최적의 컬러가 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 가지고 있는 좋아하는 컬러가 한두개쯤은 입는 컬러가 되도록 취향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패션에서의 컬러는 색상의 톤에 따라 원단에 따라 아이템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에 첫눈에 반하는 색상을 만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양한 색상의 꽃을 보면 기분이 좋듯이 다양하고 좋은 색상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무채색의 옷장에 나만의 컬러를 한두개쯤 채운 다는 건 꽤 괜찮은 생각이지 않을까.


사실 좋아하는 컬러 말고 “당신의 시그니처 컬러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먼저 할 생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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