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서 우아함은 치트키 다.
프랑스 작가 뮈리엘 바르베리의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는 책이 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사회적인 시선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다. 언뜻 보면 외면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에 패션과도 연관이 있을 법 하지만 패션과는 거리가 있는 책이다. 다만 패션 또한 외면에서 시작하여 내면으로 끝나고, 누구나 외면과 내면의 다름이 존재하기에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책에서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현실에 맞는 외면과 내면이 다른 성향을 품고 살아간다. 외면은 투박한 고슴도치이지만, 내면은 문화, 예술 철학 등을 좋아하는 지적이고 우아한 지성인이다. 패션 또한 외면과 내면은 대비되게 비춰진다. 외면은 소박하지만 내면은 패션을 좋아하며 즐길 수도 있고, 외면은 세 보이고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여리디 여린 성격일 수도 있다.
외면과 내면이 다른 두 주인공을 바라보는 또 다른 등장인물이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외면을 보고 쉽게 판단하지만, 또 다른 등장인물은 내면을 먼저보고 이것을 끌어낼 수 있는 인물로 두 주인공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패션 또한 내면을 보고 존중과 희망을 보낼 수 있다면 좀 더 다양한 패션이 나올거라 생각한다.
패션은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목적은 도전이고 도전에 있어서 존중과 희망은 많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션 또한 사회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외면이 중심이 되는 사회적인 시선으로 먼저 보게 된다. 이것은 외모와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정로만 상대방을 판단하는 시선으로, 이러한 시선은 남녀노서 나이불문 사회전반적인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시선들은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와 소비를 부축이고 차별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을 사회적인 시선과 다수결의 원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누구나 외면과 내면은 다를 것인데, 그저 외면 만으로 혹은 다수의 생각만으로 기준을 만들고 판단한다면 분명 놓치는 것은 많아질 것이다. 책에서 두 주인공에게 또 다른 등장인물은 그저 내면을 알아봐 주고 존중해 준 것뿐이데, 이를 계기로 두 주인공은 성장하고 변화한다. 사실 패션뿐만이 아니라 누군가가 나의 내면을 들여다봐주는 것이 불편할 수도 따뜻할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때로는 내면의 우아함을 한번 찾아봐줄 수 있는 여유와 따뜻함은 어디서든 필요하지 않을까. 가시 가득한 고슴도치에게도 숨겨둔 우아함이 있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패션에서의 치트키를 꼽는다면 단연 우아함일 것이다. 우아함은 명품으로 치장해도 생기지 않으며 스타일로 정의 내릴 수도 따라 할 수도 없다. 치트키라 부르는 것은 패션에서 우아함이 깃드는 순간 외면은 무의미 영역이 된다. 더 이상 무엇을 입고 어떤 스타일을 했는지 상관이 없다는 의미이며, 우아한 사람은 있어도 우아한 스타일은 없다. 언제나 우아함은 패션 위에 있었고, 아무리 좋은 외면을 가지고 있어도 내면이 좋지 않으면 우아함과는 거리가 생긴다. 또한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학습하고 따라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본인만의 철학적인 고민과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확신이 되는 취향 등 여러 가지 인생에서 얻는 것들이 어우러져 나오는 것일 거라 믿는다. 아직 우아한 소년은 만나보지 못했고, 우아한 어른들만 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