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 중 하나는 '돈' 이야기다.
돈이 있어야 소비를 하고 패션을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이니 자본이 많으면 패션 또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른 영역과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패션은 개성의 비중이 크고, 정답과 기준이 없다. 돌고 도는 유행과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 시대상을 반영한 복잡한 패션을 그저 단순하게 접근할 수는 없다. 물론 자본이 많으면 선택지가 많지만, 부족하다고 선택지가 없는 건 아니다.
SPA 브랜드들의 성장과 명품의 대중화는 패션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예전 남성지 중 이런 카피가 있다.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센스입니다' 여기서의 센스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중 하나를 고르자면 디테일이다. 본인만의 디테일이 있다면 흰 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스타일리시하게 보인다. 여기서의 자본은 무의미하다. 패션은 이렇게 나만의 디테일을, 관심과 노력으로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다.
- 패션도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데, 단순하고 쉽게 생각하게 된다.
'에디 슬리먼'의 디올옴므가 남성 패션계를 흔드는 일이 있었다. 디올옴므 하면 떠오르는 스키니즘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했고,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샤넬의 수장인 칼 라거펠트는 디올옴므의 슈트를 입기 위해 적지 않은 나이에 무려 13개월 동안이나 다이어트를 했다고 한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패션 역시 노력 대비 결과는 단기간에 나올 수 없다.
물론 확실한 결과를 원한다면 퍼스널 쇼퍼 같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도 방법이지만 대부분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패션에서의 자신감과 익숙함은 필수다. 이러한 영역은 철저히 본인의 영역이기에 터치가 불가능하며, 아무리 비싼 명품이라도 입는 사람이 어색하고 불편해한다면 보는 사람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번거롭지만 입어보고, 고민해보고, 선택하며 경험치를 쌓고, 익숙함을 만들어 자신감을 채운다.
- 우리는 언택트 시대에 살고 있다. 온라인 패션 마켓은 정상 가격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얼마 전 명품 중의 명품인 에르메스가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고 순식간에 완판 된 상품들로 이슈가 되었다. 국내에 인기 있는 구찌, 루이뷔통 역시 일찌감치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명품이 저렴해졌다고 하기보다는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중요시하는 요즘 소비 트렌드 라 볼 수 있다.
해외 직구 시장 활성화되면서 직배로 저렴하고 빠르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세일 폭이 크고 한글을 지원하는 세계 유명 온라인 편집숍이 늘어나고, 결제 후 빠르면 3일~4일이면 받을 수 있다. 복잡한 관부가세도 선납으로 계산할 수 있고 심지어 반품까지 가능하다. 구글링을 통해 세계 최저가를 찾을 수도 있고, 메일링을 하면 개인 할인 코드를 받는다. 더 이상 정가라는 건 무의미하며, '존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파이널 세일을 기다리거나, 써칭 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브랜드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 패션은 실물로 보고 입어보는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언택트 시대라고 한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오프라인 스토어의 비중은 줄어들어 실물을 보고 입어 볼 수 있는 공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 마켓을 이용할 수 있는 건 굉장한 메리트다. 하지만 패션은 실제로 보고 입어보는 것 또 한 매우 중요하다. 가능한 다양하게 많이 입어보고 자신감과 익숙함을 찾아야 한다.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생각지도 못한 스타일을 찾아 시도해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국내엔 다양한 편집숍이 생각보다 많고, SPA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는 상품과 스타일 수가 많아 다양하게 입어볼 수 있고, 접근성 또한 좋다. 옷은 생각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그냥 보는 거랑 입어보는 건 다를 수밖에 없다. 수고스럽더라도 많이 입어봐야 안다. 다양하게 입어보고 그중에 맞는 걸 찾아야 한다. 그리고 온 오프라인 스토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 또 한 중요한 포인트다.
아무튼, 패션은 굉장히 복잡한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