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 03. 어느 카페의 한국 할아버지

늙는다면 나도 저렇게...


날이 어두워지고 가게와 카페 안 풍경이 밝게 빛나오던 어느 저녁 6시 무렵, 외부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항상 지나던 길이라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며 길을 걷고 있는데, 보사노바 카페 안 풍경이 눈 안에 들어왔다.


어둠 속에 빛나는 밝은 별 같았다.


요즘 연말까지 책 10권 챌린지를 하고 있던 터라, 책을 읽고 계신 할아버지가 보였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할아버지 혼자 카페에 앉아 독서를 하고 계셨다.


어두워지는 해 질 녘 평일 저녁, 아무도 없는 카페에서 따뜻한 라테를 마시며 책을 읽고 계시던 베레모를 쓴 할아버지





이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사진으로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며 펜으로 책에 글을 쓰며 읽어 내려가시는 것 같았다.


순간 내 주변이 조용해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동경하는 내 미래의 모습이었다.



나도 저렇게 지적인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든 것을 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연륜이 쌓일수록 아는 체보다는 더 짙고 깊은 배움을 소유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더 가까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짧은 순간, 짧은 찰나 몇 분의 시간 동안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들이다.


퇴사 후 조급함이 커지던 요즘이었는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할아버님, 항상 건강하세요"


오래간만에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귀가한 날이었다.




***

[사람관찰일지]는 일상 속 어딘가에서 저도 모르게 관찰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인생을 배워갑니다. 모든 피관찰자 들은 익명이며,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저의 관점, 가치관에 빗대어 관찰한 작은 소견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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