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프

다시 태어나다

by 유연구지

황금빛 담은 스카프로 태어났다.

뽀얀 여인네 목줄기를 원 없이 휘감고 놀아날 때


시커먼 남정네들 질투의 눈흘김 맞아 불타버려도

복숭아 향기로운 그곳에 뼈를 묻으리라 맹세


꽃이 피고 지고

낙엽이 뒹굴고

서럽게 시린 첫눈도

수십 번 뒹굴고


황금빛이 똥색이 되고

뽀얀 여인네의 발꿈치에도 못 닿아

그리움이 쌓이고

거무스레 뒤주 곁에서 뽀얀 먼지를 입다


쪼글쪼글 낯선 할망 손에서

먼지 벗고 광명 찾아 보자기로 태어나다

숨을 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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