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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oise Sep 11. 2017

엄마와 떠난 캄보디아

두근두근 여행 첫째 날(2)

샌드위치를 포장하느라 툭툭 기사 따비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10분 정도 지나 버렸다.

카톡을 해보니, 이미 20분 전부터 땡볕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따비. 허둥지둥 샌드위치를 들고 나와 인사를 건넸다. 따비는 더위에 다소 지친 얼굴이었지만, 우릴 보고 반갑게 맞아 주었다.


"오늘 날씨 많이 더워요."


역시, 캄보디아에 사는 사람에게도 오늘의 날씨는 버거웠나 보다. 하필 이렇게 더운 날씨에, 에어컨 나오는 차도 아니고 사방이 뻥 뚫린 툭툭을 타다니, 운이 약간 안따라주나 싶었다.


툭툭을 타고 가면서 바라본 풍경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앙코르 톰을 도는 스몰 투어. 툭툭을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 참 좋았다. (물론 흙먼지도 꽤 맞았다) 앙코르 톰에 내려, 그 유명한 석상들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따비는 친절하게도 내려서 우리 사진을 찍어주곤, 아이스 박스에서 시원한 물을 두 개 꺼내 준다.

앙코르 톰의 석상들 
웅장한 문 

우리는 멈춰 서서, 사진을 몇 장 찍고는 거대한 석상과 부조를 경이롭게 바라보았다. 표정 하나 하나가 다른 게 참 멋있었다. 우리나라 절에 들어갈 때 앞에 있는 사천왕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차를 타고 조금 더 이동해서, 본격적으로 앙코르 톰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새파란 하늘에 새털이 모인 듯한 흰 구름이 마치 엽서 속 그림 같았다. 생전 처음 보는 거대한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름답고 정교한 조각 

유적을 돌아보는 데 체력이 생각보다 많이 소모되었지만, 압도적인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리도 정교한 조각을 했는지, 그들의 문명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먹구름 한 점 없는 날씨는 풍경에 경이로움을 더해 줬다. 

특히 이 얼굴상이 압권이었다. 돌을 깎는 그들의 기술은 지금과 맞먹을 정도인 것 같다. 

피미엔아카를 보고 돌아서는 길에 찍은 사진. 완벽한 대칭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엔 아쉽게도 파미엔아카 사진이 없지만, 잠시 이야기를 하자면. 피미엔아카는 왕이 매일 밤 뱀의 모습을 한 신과 동침을 하러 올라갔다는 일종의 '비밀의 방'이었다고 한다. 실제로는 천문대였다는 썰이 있던데... 진실은 몰라도 이들의 이야기는 상상력을 마구 자극시키는 힘이 있다 !

웅장한, 자연 그대로의 나무
거대한 나무 뿌리. 마치 툼레이더의 한 장면 같다 

이후에는 거대한 스펑나무로 유명한 타 프롬 사원을 둘러보았다. 이곳이  왜 툼레이더의 촬영지였는지 알만한 대목이었다. 마치 내가 라라 크로포드가 된 것 마냥,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 사이 엄마는 힘들어서 그늘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이 아름다운 유적과,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것 처럼 거대한 나무의 조화. 또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오후 햇살의 땡볕을 뚫고 강행군을 펼친 우리는, 오후 4시 경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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