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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oise Sep 13. 2017

엄마와 떠난 캄보디아

보디아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다

유적지를 돌고 돌아오니 시간은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더운 날씨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린 나머지, 엄마와 나는 둘다 침대 위로 뻗어 버렸다. 무거운 두 다리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늘의 오후 일정은 바로 아로마 마사지를 받는 것이었다. 낮에 미리 보디아 스파에 가서 오후 7시로 예약을 해뒀기 때문에, 그 동안은 숙소에 누워서 기다렸다. 와이파이를 잡아서 그간 밀렸던 연락을 하고 쉬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6시 50분. 1층 로비로 내려가니, 우리를 데리러 온 보디아 스파 기사가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약속을 참 잘 지킨다. 절-대 늦는 법이 없다. 툭툭 기사는 우릴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문 앞에 주차해둔 툭툭으로 안내를 했다. 우리는 툭툭을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펍 스트릿으로 향했다. 10분 정도를 타고 가 보디아 스파에 도착했다.



예약자라고 얘기했더니, 우리를 안락해 보이는 의자로 안내했다. 따뜻한 차와 함께, 다섯 가지 향을 보여주며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엄마와 나는 둘다 일랑-일랑을 골랐다.


차를 다 마실 때 즈음, 점원이 우리를 3층으로 데리고 가, 따뜻한 물에 발을 먼저 씻겨줬다. 하루의 피로가 벌써부터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커플 룸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 입은 후, 본격적으로 등쪽 부터 마사지를 받기 시작했다. 우리가 받은 마사지는 전신 오일 마사지였기 때문에 옷을 홀딱 벗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 느낌이 너무나 어색했지만 마사지를 받으면서 굳어진 몸이 서서히 풀어졌다.


한참을 받은 것 같은데, 다시 앞으로 돌아 누워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곳을 마사지 받았다. 일랑 일랑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까무룩 잠이 들뻔 할 때 쯤 마사지가 끝이 났다.


우리는 고마운 마음에 팁을 따로 챙겨서 주고는, 1층으로 내려왔다. 마사지가 끝나니 약간 쌉싸름한 맛이 나는 차를 한번 더 내어준다. 차를 마신 후, 보증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고 문 밖을 나섰다.




마사지를 받고 나니, 배가 고팠다. 조금 걸어서 펍 스트릿으로 가니 낮에 보았던 풍경과는 180도 다른 흥겨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쿵쾅거리는 음악 소리와 화려한 조명, 정신없는 호객행위와 약간 상기된 느낌의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진 동남아 관광지 특유의 모습이다.

우리는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수프 드래곤으로 향했다. 원래 아침에만 파는 쌀국수로 아주 유명한 곳이라는데, 우린 멋모르고 들어가서 캄보디아 전통 음식이라는, 샤브샤브와 비슷한 음식을 시켜 먹었다. 다행히도 음식은 우리 입맛에 딱- 맞았고, 우리는 편안히 앉아 사람 구경을 하며 행복한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을 먹고, 잠깐 걷다가 툭툭을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오니 시간은 어느덧 9시가 넘었다. 다음 날 일정은 오전 8시 30분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 씻고 휴족시간을 발에 붙이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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