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친정 엄마가 했던 말이 늘 기억에 남아 나에게는 교육 철학처럼 되었다.
그렇지만 그게 그리 쉽진 않았다. 요즘은 너무나 풍족한 세상이라 나부터도 쉽게 물건을 사고 비싼 음식점에 가고 가까운 곳도 차로 움직이고 하는 등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 하니 아이들에게 부족함을 주면 부모와 비교하고 주위 아이들과 비교를 하곤한다.
"다른 아이들은 엄카를 가져오는데 나만 왜 용돈을 써야되"
"나도 차로 데려다 주면 안되?"
"엄마는 이런거 쓰면서 나는 왜 안되 "
용돈을 주며 경제 관념을 갖게 하려는 노력, 대중교통으로 스스로 어디든 갈 수 있도록 해주려던 노력, 그리고 비싼물건을 사는걸 지양하고 절약하는 습관을 들이려는 노력들은 주위 아이들이나 부모와의 비교로 늘 분쟁의 씨앗이 되었다. 결국 부모부터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요새는 비싼 음식점에 가거나 물건을 쉽게 사는 것 등도 자제하려 노력중이다.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진로 문제이다.
아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에 흥미가 많은지, 그리고 무엇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을지를 알려면 경험을 해보는것이 필요하다 느껴 학교에서 동아리를 만들어보라고 했지만 아이는 어떤 동아리를 해야할지도 고민이지만 막상 모집을 하려해도 웬만한 건 아이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들 대부분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부족하고 미래 희망도 없다는 것이었다. 꿈이 돈많은 백수인 아이들도 꽤 있다고 했다. 그러면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면 엄마가 이것저것 체험을 하게 해주겠다고 했더니 막상 어떤걸 해보고 싶은지도 많지 않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우린 어릴때 다들 커서 과학자가된다는 둥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둥 하지 않았나. 게다가 하고 싶은건 왜이리 많았는지..아나운서처럼 방송도 해보고 싶고, 연극 무대에 올라 다른 사람이 되어 마음껏 연기도 해보고 싶고 무언갈 만들어 보고 체험해 보고 싶은것도 많았는데 한참 꿈많을 아이들에게서 이런 얘길 들으면 신기하기만 하다.
나는아이들이 결핍이 없어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릴땐 장난감이 부족하지 않고 키즈카페를 통해 놀 친구와 놀거리가 제공되니 굳이 스스로 놀거리를 만들고 친구를 만드는 것조차 필요하지 않다. 학교에 입학하고 나선 무언가 부족하기도 전에 부모가 알아서 학원을 여기저기 보내니 무언가에 동기부여가 생기거나 무언갈 하고 싶다는 갈증이 생길 새도 없다. 우리도 잘할수 있는것도 누군가 강제로 시키거나 해야하는 일이 되면 하기 싫어지지 않는가. 물론 예전에 비해 많은 경험을 통해 아이들을 자극시킨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긴 하나 그게 과해지면 아이 주도적인 열정이 없어지는게 아닐까 싶다.
"다른 엄마들은 공부하라고 잔소리인데 엄만 집안일 하라고 잔소리를 하네"
우리 아이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사실 나도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때부터 설겆이를 시키는것에 반대를 하긴 했지만 신랑의 의견에 따라 주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들은 집안일을 잘 해내고 둘째 아이는 자기가 나보다 밥을 더 잘한다며 자랑까지 하는 걸 보니 잘한 선택이라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부족하더라도 믿고 맡겨주면 아이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잘 해내곤 했다. 난 어떤 아이든지 어른보다 학습 능력은 더뛰어날 것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집안일을 하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문제 해결력도 생긴다. 집안일 뿐 아니라 학사 일정을 챙기거나 학원 과제를 하거나 하는 등을 부모가 해주지 않아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아이들은 자신감, 자긍심, 그리고 책임감과 솔루션을 찾아 해결해 나가는 문제 해결력과 자기주도력이 생기니 일석 몇조인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들을 방임하는 교육이 오히려 좋은 교육이라고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부모가 만든 아이 vs 스스로 자라는 아이
어느쪽을 택할 것인지를 우리는 부모로써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에게 무언가 하고 싶게끔 만드는 갈증을 갖게하면 결국 진로를 위한 동기부여가 생기고 그걸 이루기 위한 공부도 스스로 하게 될꺼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