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Piano Solo 긴장의 부재로 만들어낸, 무중력의 음악.
나는 오랜 시간 불면증에 시달렸다.
머리를 베개에 눕히면, 잠은 오지 않고 생각만 깊어졌다. 자장가처럼 부드러운 음악들을 틀어봐도 이상하게도 잠들 수 없었다. 오히려 그 음악들 속의 미묘한 긴장이 내 귀를 붙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스쳐간 생각 하나.
혹시 음악에서 ‘긴장’을 제거하면, 잠들 수 있지 않을까?
그 물음이 이 곡, Dream의 시작이었다.
전통적인 음악 구조에서 5도는 조성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역할을 한다.
V-I로 향하는 그 화성은, 우리가 ‘집’이라고 느끼는 화성의 주소와도 같다.
하지만 5도가 조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는 그 안에 긴장(이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긴장을 견딜 수 없었고, 음악이 나를 졸음 대신 각성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래서 5도를 버렸다.
방향도, 중심도 사라진 음악.
그렇게 태어난 소리는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고 떠돈다. 마치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맴도는, 잠에 들기 직전의 흐릿한 감각처럼.
4초간 들이마시고,
나는 이 리듬을 곡 전체의 구조에 녹여보았다. 곡은 단조롭지만 심장처럼 느리게, 호흡처럼 고요하게 흐른다. 리듬이 몸을 이끌고, 그 리듬 속에서 천천히 나 자신이 가라앉는 것을 느끼길 바랐다.
대신 나는 의도적으로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음악을 만들었다.
음들은 조심스럽게 흘러가고, 어떤 음도 목적지를 갖고 있지 않다. 그것은 마치 꿈속을 걷는 느낌이다. 길이 있긴 하지만 어딘지도 모르고, 누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며, 그저 걷고 있을 뿐인 감각.
나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목적 없이 존재하는 음악.
말하지 않지만, 함께 있어주는 음악.
나는 이 곡을 약처럼 만들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숨 쉴 공간이 필요했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있기만 해도 되는 음악’이.
Dream은 나에게 그런 음악이었다.
나는 이 곡을 쓰며 잠에 들었고, 혹은 잠들지 못한 채 이 곡 속에 머물렀다.
청자가 이 곡을 듣고 잠들든,
잠들지 못하든,
그저 이 곡이 곁에 있었으면 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남기는 메모
나는 수면을 위해 곡을 만들었다.
그 곡에는 긴장이 없다.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렇게 나는 ‘꿈’을 쓰지 않고,
꿈 가까이까지 갔다.
이제 당신의 밤에 이 곡이 머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