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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슈룹 Oct 28. 2022

시끄러움에도 종류가 있다?

가끔은 조용하게 살아보는 건 어떨지.

종로3가역 4번 출구에서 보자!


직장상사와 만나기 위해 종로3가역 4번 출구로 갔다. 와우!!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펼쳐진 포장마차, 곳곳에서 술 마시는 사람,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담배를 뻑뻑 피우는 사람, 길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사람 등 저마다 금요일 밤을 누리고 있었다.


"여기 장난 아닌데요?"

"여기가 익선동이야. 핫플이지. 좋아할 것 같아서 여기서 보자고 했어"

"아! 몰랐어요. 익선동을 들어보긴 했는데 이렇게 정신없고 시끄러운 곳인 줄 몰랐어요. 아까 어지러워서 피신해있었어요"(어색하게 웃었다)

"그랬구나. 조용한 곳을 찾아가 보자"


지하철 역 주변은 현란했지만, 골목길 곳곳에 좋은 글귀가 있었고 잘 꾸며진 레스토랑 등 볼거리가 제법 있었다. 바깥과 단절된 느낌이 드는 아주 조용한 식당에서 식사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나눴다. 식사가 끝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는데, 


"여기역시 시끄러워요"

"여기도 시끄럽긴 한데, 시끄러움에도 종류가 있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이 우리랑 비슷한 것 같지? 이 정도 소음은 괜찮지"


둘러보니 젊은 사람들보다 중년 이상으로 보이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시끄러운 건 같지만 동질감을 느꼈다고나 할까? 뭔지 모를 느낌이 들었다. "시끄러움에도 종류가 있다. 너무 맞는 말이네요. 시끄럽다고 다 나쁜 건 아니니까요."




TV 소리, 경적 소리, 지하철 소리,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 유튜브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소리, 마트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 등 가만히 생각하면 현대인들은 다양한 소음과 산다.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소음인 지도 모른 체 말이다. 


그래서일까?


난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하루를 되짚어봤을 때 오디오가 순간이 없다. 조용한 것이 너무 어색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부터 의식적으로 TV를 끄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음악도 끈 상태로 지내는 날을 만들었다. 물론 어색하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지만 나름 편안했고 나에게 집중하는 걸 느꼈다. 


시끄러움도 좋고 백색소음도 지만, 지친 몸과 마음 조용한 곳에서 힐링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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