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슈룹 Jan 16. 2023

지금 나이로 6개월 더 살라는 거죠?

열심히 살자!

풋풋한 20대 시절, '어리다'라는 소리가 정말 싫었다. 그래서 무조건 나이 들어 보이게 하고 다녔다. 머리에는 뽕(?)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짙은 섀도, 입술에는 당시 유행하던 3종류의 립스틱을 그러데이션으로 발랐다. 허옇게 뜰 정도로 베이스를 발랐는데, 지금 보면 강시가 따로 없다. 덕분에 22살 나이에도 30살을 훨씬 웃돌게 보이는 마법을 부리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90년대를 주름잡던 메이크업과 패션을 하고 다녔기에 부끄럽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달라졌다. 화장을 최대한 옅게 하고, 옷에 힘을 뺐다. 생물학적 나이는 올라가고 있지만, 겉으로 보이는 나이는 더디 가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물론 세상도 많이 바뀌었다. 한 듯 안 한 듯한 화장이 유행이고, 레트로 열풍으로 과거와 최첨단 시대가 공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휴대전화 없던 시대에서 AI까지, 참 빠르다. 빠른 이 세상, '내 나이는 조금만 더디 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는 마음을 하늘이 아셨는지 '만 나이 통일법' 2023년 6월 28일에 시행된다. 그러면 우리 나이는 1살 내려간다.


2023년 6월 28일부터 사법·행정 분야에서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됩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외국과 달리 ‘만 나이’, ‘연 나이’가 혼용되고 있었는데요. 혼란을 줄이고자 도입된 ‘만 나이 통일법’에 따라 출생일을 포함해 나이를 계산하되 출생 후 1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는 개월 수로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한겨레신문 (2023. 1. 3. 최문정 기자)


"우와~"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작년과 같은 나이로 다시 살 수 있다니! 그런데 뉴스를 보니 많은 혼선이 예상됐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안정되겠거니..' (내 일 아니라고 편하게 말하는 모양 하고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법이 시행되는데, 지금 나이로 한 살 더 살게 됐다고 마냥 좋아만 할 것이 아니라 작년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느덧 1월 중순이 넘어섰다. 올해 가장 큰 목표를 둔 것 중 하나가 "생각나는 즉시 움직이기"이다. 목표를 잊지 말고 살아야 하는데, 자꾸 잊고 편하게만 살려고 한다. 2022년의 나와 2023년의 나는 분명히 달라져야 하는데...


1월 1일 새해 새롭게 태어나보겠다고 다짐했던 내가,

1월 16일 나태하게 살고 있는 나에게 말한다.

'정신 똑바로 차려!'


매거진의 이전글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