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슈룹 Jan 12. 2023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언제 나에게 닥칠지 모를 일...

"ㅇㄱ아~!"


지난 12월 말 인사를 나누고 올해 아직 새해인사도 못 나눴던 초등학교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다.
"어머나!! 잘 지냈어?"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넸는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전화했다.

"ㅁㅈ이 아버님이 편찮으시다고 했지만, 이런 정도는 아니었잖아?"
"그러게나. 나도 너무 놀랐어"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36년이 됐고, 친구들과 인연이 다시 닿은 지 10년째다. 나이를 먹고 만나다 보니 좋은 일보다 마음 아픈 일이 더 많을 테니, 회비를 모아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쓰기로 계획했다. 지난 10년 간 천만 원을 모았고, 그동안 부모님이 건강하셨음에 감사하며 회비로 우정반지를 했다. 그리고 2023년부터 다시 회비를 모으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결정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부고 메시지를 받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전에도 병원을 다니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이렇게 가시다니...


너무 허망했다. 그리고 부모님 생각이 났다.

'아.. 이제 남 얘기가 아니지'

울 엄마도 오랜 기간 희귀병을 앓고 있어서 모든 생활이 예전 같지 않으시고, 울 아버지도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을 계속 왔다 갔다 하신다.


그렇잖아도 부모님 걱정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친구 아버님의 부고 소식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오늘 장례식장에 가야 한다. 내가 총무라서 꼭 가야 한다. 그런데 막상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조문을 가기 위한 준비, 앞으로 내가 이런 일을 겪게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지?' 등 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스쳤다.


예전에 직장 상사들은 '여직원들은 상갓집을 가지 않아도 된다'라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지난 30년 가까이 상갓집에 간 경험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다 보니 지금 큰 벽을 만난 것 같다.


비록 병원에 다니긴 하셔도 내 곁에 부모님이 계신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닥칠 일에 대비해서 난 무엇을 준비하고 있어야 할까?


어지럽다.



매거진의 이전글 희끗희끗... 내 머리카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