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글렀어
부정에너지만 쏟아내는 사람, 어떻게 하죠?
나에게 오래된 벗이 있다. 그 친구를 만나거나, 연락할 때마다 기운 빠지고 나까지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 만남을 이어갈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어떤 사람을 만나기 전
만나려고 할 때 좋은지, 헤어질 때 좋은지 생각하면 그 사람을 계속 만날 지를 알 수 있어요 (by 김창옥)
어제 SNS에서 우연히 김창옥 님 강연을 보게 됐다. 강연 내용 중 나에게 깊이 다가온 구절이었는데, 이 영상을 여러 차례 반복해 보면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아! 그래, 맞다. 이거다! 내가 왜 이것을 잊고 있었지?'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더 짧다고 느낀 순간부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결정한 것이 있었다. "함께 있을 때, 행복하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과 인연을 이어가자"였다. 그런데 이 친구와는 어려운 일이다.
"나랑 비슷한 직종에 있는 사람 중 내가 급여를 제일 적게 받을 거야"
"급여를 더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연구도 더 많이 하고, 논문도 써야지"
"그럼 그렇게 하면 되잖아"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어"
"글쓰기를 해 보니까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데... 같이 해 보면 어때?"
"매일 보고서 쓰는 것도 지겨운데 무슨 글쓰기를 해?"
"내 이야기를 쓰는 것과 보고서는 다르지. 나를 이해하려면 글쓰기를 하라잖아. 한 번만 써보자!"
"난 글쓰기 싫어. 못해"
매사 이런 식이다. 급여가 남들보다 적으면 더 노력하면 될 텐데 '바쁘다'란 핑계만 댄다. 일이 지치고 힘들면 원동력이 될만한 무엇인가를 찾으면 되는데 '못한다'라고 말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난 힘내서 다시 말한다.
"아니,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뭔가 해보면 어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고 실천해 보자"
"이번 생은 글렀어"
하루, 이틀도 아니고 15년 넘게 이런 말을 듣다 보니 너무 지쳤다. 최근 이 오래된 벗과 인연을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함께 해 온 것도 많고, 앞으로 나아갈 계획에 같이 발 담그고 있는 것도 있고...
그럼에도 난, 정리하려 한다.
너와의 인연을...
아니면
내가 너무 지치고 힘들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