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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슈룹 Jan 08. 2023

선생님이 자꾸 차별해요!

진심은 통하는 법...

센터장님, 다시 오시면 안 돼요?


반년만에 전화해서,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고,

쉴 틈 없이 떠든 이들의 정체는

내가 작년 12월퇴직한 센터 어린이들이었다.


"엥?? 무슨 말이야? 무슨 일 있는 거야?"

"선생님은 우리를 혼낼 때 엄하긴 했지만, 우리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00 선생님 빼고, 센터장님도, 다른 선생님들도 우리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아요. 우리 마음을 들어주지 않아요"


순간 뜨끔했지만, 부끄럽게도 함께 있는 동안 '내 마음이 전달되긴 했구나...' 안심했다. 그리고 보면 아이들은 진심을 잘 아는 것 같다.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드나들었다. 어쨌든 아이들 이야기를 더 들어봐야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선생님이 있었을 때는 우리가 싫어하면 왜 싫은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를 해 주셨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요. 그냥 하라는 대로 하래요. 어른들이 우리 마음을 몰라주니까 답답했어요. 이야기할 곳이 필요해서 전화했어요. 선생님, 우리 언제 봐요? 보고 싶어요"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넘게 다닌다. 나도 부모 못지않게 아이를 끼고 살면서 함께 숨 쉬었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나 보다.


아이들 이야기를 쭉 듣고 나니, 내게 대단한 답을 원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충분히 듣고 마음을 나눴다.


"선생님, 계실 때가 좋았어요. 안녕히 계세요"

아.. 이 녀석들 내 마음을 쥐락펴락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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