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서... 맹렬하게...
'더 글로리 3회 '리뷰
최근, 사람들이 모이면 나누는 이야기 중 하나가 '더 글로리'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성인이 돼서 자신을 철저하게 짓밟았던 가해자, 미치도록 고통받고 있을 때 지켜보기만 했던 방임한 사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외면했던 선생님.
그들을 향해 치밀하고 철저하게 최선을 다해서 복수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유명한 작가 작품이기도 하지만, 스토리가 자극적이며 집중도를 높이는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도를 더 높이는 것 같다. 특히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면서, SNS에도 영상이 많이 돌고 있어서 궁금했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러나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소년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유형의 드라마를 보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학폭 피해 아동과 가해 아동을 마주한 경험이 여러 차례 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내내 돈을 뺏기면서도 가해자를 피하지도 못하고...
가스라이팅 하면서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는 가해자를 피하지 못하고...
놀이터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교실 한구석에서,
골목 한쪽에서 어른들 눈에 띄지 않게 아무도 모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폭력.
물론, 내 경험이 드라마에 나오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초등학생이 이럴 수 있다고?' 할만한 일들은 많았다. 아이들 옆에 분명히 있었지만, 신호를 알아채지 못했다. 정말 미안할 정도로 몰랐다. 피해를 겪은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나를 도와줄 어른이 주변에 없어요"
"말해봤자 일이 더 커질 것 같아서 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말해도 그 친구는 어딜 가지 않잖아요. 결국 저만 계속 힘들어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제도가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세상을 믿지 못했고 어른을 믿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학폭 상황을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피해자 중심 보다 가해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일반화할 수 없음). 이상하게도 가해자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하게 하거나, 편지를 써서 전달하거나, 피해자가 전학을 가기도 했다.
결국, 고통은 피해자 몫.
가해자와 그 부모가 책임지게 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어른은 철저하게 앞장서야 한다. 또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에서 지낼 수 있도록 더 안전한 어른(safe adult)이 되어야 한다.
3월에 다시 돌아온다고 하는 '더 글로리'그 결말이 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