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슈룹 Jan 20. 2023

'맞벌이 부부'가 죄는 아니잖아요?

EBS 다큐프라임 저출생보고서 '인구에서 인간으로 (3부)' 리뷰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EBS에서 저출생 보고서 '인구에서 인간으로 (3부작)'이 방영됐다. 방송을 보면서 동생, 친구들, 직장 동료 등 여러 사람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13년 전, 여동생이 출산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직했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기로 마음먹고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워킹맘으로 사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다. 100일 된 아가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면서 눈물 흘리고, 회사에서 눈치 잔뜩 보며 겨우 퇴근해서 아가를 데리러 가면서 울고... 눈물로 지새우는 날이 많았다.


마침, 대학원에 다니고 있던 나는 동생을 도와 조카를 함께 돌봤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돕는다고 해도 여동생이 감당할 무게를 나누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제일 힘들었던 건 회사에서 봐야 하는 눈치였다. 견디다 못해 결국 퇴직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제부가 아예 육아를 안 한 것이 아니었지만....


결과는 이랬다. 이런 일이 과연 내 동생에게만 해당되기만 할까?


독박육아는 사회악!


TV 출연자 중 현재 육아휴직 중인 아빠가 인터뷰 중 한 말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경력을 계속 쌓아가며 자식을 잘 키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엄마의 출퇴근길은 달리기 선수처럼 뛰어야 하고, 아빠는 육아휴직이란 말이 입안에서 맴돌지만 쉽사리 꺼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내 책상이 빠질지도 모르니까... 물론 엄마들도 마찬가지.

과거 세대는 자녀가 1순위였다. 그러나 지금을 사는 세대는 아이가 중요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곧 정체성이기 때문에 일을 쉽게 놓을 수 없다.

누구의 생각이 정답일까?




이 프로그램은 3부작을 통해 선진국의 정책,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 등 다양한 내용을 다뤘고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물론 쉽지 않다. 다만, 누구든 부모가 되면 부모 자신과 주변 사람이 힘들지 않고 자신의 '일'과 '육아'를 존중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다른 건 모르겠고, 우리나라 모든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를 맘 놓고 맡길 수 있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고, 육아휴직도 당당하게 쓰고, 급여보장도 받으면 참 좋겠는데..


이런 세상이 오긴 오려나.....



매거진의 이전글 선플 vs 악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