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하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지(가명)는 매일 아빠가데리러 오는데, 그날은엄마가 왔다.
'아! 오늘은 얼마나 있다가 가려나.'
수지엄마가 하원을 오면 교사에게 말을 계속 시키고, 선을 넘는 행동을 많이 해서늘 예민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무슨 일인지 평소와 다르게 무척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서둘러, 빨리빨리!! 빨리 나가자
급한 일이 생긴 줄 알고 엄마에게 물었다.
"밖에서 아버님이 기다리세요?"
"아뇨, 소방차가 와 있어요. 빨리 나가서 직접 보게 해야죠."
교실 밖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보니, 소방차 여러 대와 구급차가 보였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놀라 엄마에게 물었다.
"어머니, 밖에 불났어요? 누가 다쳤나요? 소방차가 저렇게 많이 왔는데, 큰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
"몰라요. 그건 모르겠고, 빨리 나가서 애한테 보여줘야죠."
이 말을 같이 듣고 있던 선생님이 탄식 섞인 목소리로, "아이고, 어머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에 소방차와 구급차가 오면 아마도 사고가 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 불났나? 누가 다쳤나?"하고 걱정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수지 엄마는 달랐다. 그런 건 일절 관심도 없고, 오로지 아이 눈앞에 소방차를 보여줄 생각만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