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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슈룹 May 28. 2022

나는 온라인 동호회를 운영한다.

직장인들, 힘내요!

27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10번의 퇴직을 거쳤다. '퇴직을 왜 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 생각의 끝은 인간관계였다.


"사장님하고 안 맞아서 도저히 못 다니겠어."
"저 이사는 말을 왜 저렇게 하냐. 미친 거 아냐?"
"저 관장님, 대체 왜 저러니? 자기 멋대로네. 안 맞아. 때려치우는 게 낫겠어."
"나 이렇게 계속 진상 손님들 보다가 내가 먼저 죽을지도 모르겠어. 그냥 그만둘래"
"매일이 불안하고 변하지 않는 사람들 보느니 내가 접는 게 낫겠어"


이유는 다양한 듯 하지만 결국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만두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 욕구로 인해 퇴직한 경우도 있다.


직장 생활에 있어 업무가 잘 맞는 것도 중요한데, 함께 일하는 직장 상사, 동료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 눈만 마주쳐도 상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아는 사람도 있고,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불편해서 참을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직장에서 감정 소모를 하며 지쳐가고 있다.






모든 직업에 소진이 있지만, 감정 노동자의 소진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 생각한다. 서비스직에 오래 근무한 나도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일이 많았다.


현재는 사회복지직에 몸담고 있는데 이 또한 녹록지 않다.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서비스를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한다. 그들이 원하는 욕구를 듣고,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인생과 마주한다. 또 많은 사람들과 협업하게 된다. 과정 속에서 사회복지사들의 감정 소모는 늘 극강으로 치닫는다.


직장 내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마음을 다독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 내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 필사 커뮤니티 채팅방

나도 아이들과 있으면서 수없는 좌절을 겪기도, 희망을 보기도 했다. 그 한계의 끝에 오면 생각했다.


'지금 이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만두고 싶을 때 내가 뭘 하면 마음을 접을 수 있을까?'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사회복지사들은 직업 특성상(개인정보유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자신의 답답하고 힘든 마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같은 사회복지사들끼리 공감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 온라인 동호회(인스타 @사공즈)를 만들었다.


시 필사, 독서 동아리, 글쓰기를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호회를 통해 궁극적인 고민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같은 일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힘이 되고, 위로를 받고 힘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내 생각과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시를 통해 마음 나눔이 일어나고 있음에 운영자인 나도 힘이 났다.


아직 시작에 불과해서 많은 사회복지사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리라 기대해 본다. 다들 힘들고 지친 마음을 시와 글, 책 읽기로 위로받고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온라인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취미활동은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 취미활동이 주는 힘을 직접 경험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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