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약속이 있어서 지인과 밀면 전문점에 갔다. 널찍한 매장, 깔끔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에어컨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았는데 마침 주방이 보이는 곳이었다. 난 밀면을 먹을까 했지만, 해물 육개장을 주문했다. 잠시 후 음식이 나오길래 바라보고 있었다.
'모르는 게 나을 뻔'
끓인 육개장을 그릇에 옮겨 담으면서 냄비에 남은 음식을 손으로 담고 있었다. 기분이 나빴지만, '그럴 수 있지'하고 넓은 아량으로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다.문제는 지금부터다.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출근했다. 앞치마를 하고 냉장고에 음료수를 채우기 위해 가위를 가져왔다. 음료수 비닐을 자르고 다시 가위 통에 넣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소름!
그 가위는 일반 가위가 아니라 밀면이 나갈 때 제공되는 식가위였다. 잠시 주춤하더니 하던 일을 이어했다. 그 가위가 다시 사용된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매장을 나와 리뷰에 그 내용을 작성하려 했으나, 뭐가 문제인지 작성할 수 없어서 그대로 넘어간 상태다. 역시 매장의 겉모습보다 주인과 직원의 위생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가게도 문제지만, 손님도 문제다. 최근 뉴스에 70만 구독자가 있는 유튜버가 수제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을 먹다 가방에서 머리카락을 꺼내 음식에 집어넣는 장면이 보도됐다. 그것도 두 번이나 같은 행동을 하다니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유튜버의 정신세계가 궁금했다.
나도 000피자 근무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한가로운 낮에 피자 주문이 들어와서 별일 없이 배달까지 완료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환불 요청 전화가 왔다. 가서 보니, 라지 피자를 손톱만큼 남겨놓고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환불 요청을 한 것이었다. 누가 봐도 깨끗한 그들의 머리카락! 착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더니, 오히려 자신들을 의심하냐며 소리 지르고 따지고 들어서 피자 교환권을 주고 와버렸다. 그 집도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려놓았다.
인간의 사회정서발달 중 도덕성은 유아시기부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달한다. 도덕성은 선악을 구별하고, 옳고 그름을 바르게 판단하여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준수하는 능력을 말한다. 특히 도덕적 감정은 주로 죄책감을 통해서 측정되는데,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죄책감 따위는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