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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슈룹 Aug 16. 2022

우리 서로 이러지 맙시다!

먹는 걸로 이럴 겁니까?

얼마 전, 약속이 있어서 지인과 밀면 전문점에 갔다. 널찍한 매장, 깔끔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에어컨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았는데 마침 주방이 보이는 곳이었다. 난 밀면을 먹을까 했지만, 해물 육개장을 주문했다. 잠시 후 음식이 나오길래 바라보고 있었다.


'모르는 게 나을 뻔' 


끓인 육개장을 그릇에 옮겨 담으면서 냄비에 남은 음식을 손으로 담고 있었다. 기분이 나빴지만, '그럴 수 있지'하고 넓은 아량으로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출근했다. 앞치마를 하고 냉장고에 음료수를 채우기 위해 가위를 가져왔다. 음료수 비닐을 자르고 다시 가위 통에 넣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소름!


그 가위는 일반 가위가 아니라 밀면이 나갈 때 제공되는 식가위였다. 잠시 주춤하더니 하던 일을 이어했다. 그 가위가 다시 사용된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매장을 나와 리뷰에 그 내용을 작성하려 했으나, 뭐가 문제인지 작성할 수 없어서 그대로 넘어간 상태다. 역시 매장의 겉모습보다 주인과 직원의 위생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가게도 문제지만, 손님도 문제다. 최근 뉴스에 70만 구독자가 있는 유튜버가 수제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을 먹다 가방에서 머리카락을 꺼내 음식에 집어넣는 장면이 보도됐다. 그것도 두 번이나 같은 행동을 하다니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유튜버의 정신세계가 궁금했다.


나도 000피자 근무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한가로운 낮에 피자 주문이 들어와서 별일 없이 배달까지 완료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환불 요청 전화가 왔다. 가서 보니, 라지 피자를 손톱만큼 남겨놓고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환불 요청을 한 것이었다. 누가 봐도 깨끗한 그들의 머리카락! 착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더니, 오히려 자신들을 의심하냐며 소리 지르고 따지고 들어서 피자 교환권을 주고 와버렸다. 그 집도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려놓았다.






인간의 사회정서발달 중 도덕성은 유아시기부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발달한다. 도덕성은 선악을 구별하고, 옳고 그름을 바르게 판단하여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준수하는 능력을 말한다. 특히 도덕적 감정은 주로 죄책감을 통해서 측정되는데,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죄책감 따위는 없나 보다.


제발! 먹는 것 갖고 장난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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