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벌써 일년도 더 전의 일이 되었네.
작년의 7월은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7월의 마지막을 핀란드에서 보냈다.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나누어 끼고 :)
핀란드 북부, 라플란드의 여름.
밤 12시에 노을을 바라볼 수 있고, 순록이 도처에 어슬렁거리는, 호수의 마을.
해가 길어서인지, 마을이 주는 기운 탓인지, 한껏 여유를 부려도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았다.
몇달간 무리해야만했던 나에게 달달한 휴식이 되었던, 고맙고 따뜻한 작은 동네.
라플란드에서도 사리셀카(Saariselka).
우리가 잡은 숙소는 '6'이라는 문패를 걸고 있는
(사우나가 있는!)통나무집이었다.
조금 걸어가면 적당한 크기의 호수가 있고,
와이파이는 물론 TV나 인터넷 모두 없던,
아주 매력적인 곳 :)
동네도 자그마해서 식료품점은 딱 하나.
그나마도 저녁이면 문을 닫아버렸지만,
사실 이런 '불편한'요소들 덕분에
더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는게 아닐까 싶다.
오롯이 그 순간 속에 있을 수 있었을테니.
그래도 핀란드니까 혹시 오로라를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오로라는 무슨ㅋㅋ 까만 하늘조차 볼 수가 없는 여름의 핀란드 '-'
스치고 마주했던 모든 것들과 공기의 온도까지도 조화롭고 여유로웠던 순간들.
발가벗고 물장난하던 금발 꼬마를 (수건으로 닦아주던 다정한 아빠의 모습까지!)보고나니,
그런 자유롭고 행복한 장면 속에
나의 가족(둘에서 셋 혹은 넷이 되어)이 담겨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하아, 핀란드, 참 멀지만. (멀고도 비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