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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공공 Jul 09. 2024

마늘쫑페스토

마늘쫑의 계절이 끝나기 전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낯선 동네 탐험 중 점심을 먹다가 마늘쫑 피클이 나왔다. 그때 생각난 나의 마늘쫑 사랑. 마늘쫑의 향과 식감 모두를 사랑해서 쫑쫑 썰거나 한입크기로 썰어 냉동실에 보관하고 볶음요리류에 넣어 먹고는 했었는데. 어린이들과 함께 살며 그들이 선호하는 맛에 따라가다 보니 서서히 멀어졌던 마늘쫑.

제철이 언제인 거지? 급한 마음에 찾아보니 5-6월이라고 한다. 그래도 다행히 시장에는 마늘쫑이 아직 남아있었고, 나는 당장 한단을 사 왔다.

그날 맛있게 먹었던 피클을 만들까 뭘 할까 고민하다가, 피클링스파이스가 없는 김에 새로운 걸 해보기로 했다.




마늘쫑페스토

*재료: 마늘쫑 11대, 견과류 50g, 들기름 3T, 오트밀크(우유, 두유 가능) 3T, 소금 1/2t


- 마늘쫑 10대를 적당히 썰어 끓는 물에 1분 정도 데친 후 채에 받쳐둔다

- 한 김 식은 마늘쫑과 나머지 재료를 모두 믹서기에 넣어 갈아준다

- 잘 안 갈아진다면 오트밀크를 조금 더 넣는다

- 마늘쫑 1대를 생으로 잘게 썰어서 페스토에 섞는다





들기름의 향을 타고 흐르는 마늘쫑의 알싸함, 아름다운 색감. 만들어놓고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통밀베이글 반쪽을 발뮤다토스터에 살짝 구워서 마늘쫑페스토를 듬뿍 올려보았다. 새롭고, 건강하고, 무엇보다 너무 맛있다. 비건베이커리에서 구매한 깜빠뉴에 올려도 맛있고, 아마 크래커류에도 맛있을 거다.


이걸 만들 때, 양이 적기도 하고 큰 믹서기를 꺼내기에는 귀찮기도 해서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은 작은 믹서기로 갈았더니 마늘쫑의 섬유질이 눈에 보인다. 다행히 먹을 때는 전혀 거슬림이 없긴 하다. 고운 입자를 원한다면 강력한 믹서기로 갈아 만드시길. 성능이 떨어지는 믹서기로 갈아서인지 견과류의 식감이 살아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ㅎㅎㅎ)




마늘쫑페스토를 넣은 파스타도 물론 맛있다. 마늘쫑을 한입 크기로 썰고 새우도 좀 넣어 볶아준다. 어느 정도 익으면 페스토도 넣고, 삶은 푸실리와 면수를 조금 넣어 함께 볶는다.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한다. 나는 흑토마토에 올리브오일과 핑크솔트를 살짝 뿌려 곁들였다. 잘못 구매했는지 맛이 시원찮았던 흑토마토의 풍미가 확 살아난다. 


 "봄은 쌉쌀함, 여름은 새콤함, 가을은 매콤함, 겨울은 기름과 마음으로 먹어라."


여름의 토마토와 자두를 먹을 때면 자꾸 떠오르는 구절이다.

여름의 맛을 찾아서 더 기록해야겠다.

마늘쫑으로 시작해서 토마토로 끝나는 이번 기록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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