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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공공 Jul 23. 2024

라따뚜이

여름의 채소를 가득 담아

여름이 도래하니 내가 좋아하는 채소들이 제철을 맞아 저렴하고도 맛있는 때가 왔다. 그게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는걸 새삼 깨닫는 요즘.

잠시 들른 시장에 싱싱한 가지가 쌓여있었다. 내 사랑 가지는 지나칠 수 없지.

적당히 잘라 오븐에 구워 얼려놓았던 가지도 똑 떨어졌고, 오랜만에 채소를 듬뿍 넣어 라따뚜이도 해 먹고 싶었다.

그때그때 내키는 대로 레시피가 살짝 바뀌긴 하지만, 조금 정성을 담아본 이번 레시피를 기록해 본다.




라따뚜이

*재료: 가지, 토마토, 애호박(혹은 주키니), 토마토소스, 다진 돼지고기, 양파, 맛술 1T, 소금, 후추


- 재료의 분량은 가지고 있는 오븐용 그릇의 크기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에 기록하지 않았다

- 가지, 토마토, 애호박을 비슷한 두께로 썰어놓는다. 나는 얇은 쪽을 선호해서 3~5mm 정도로 썰었다

- 가지의 양 끝부분과 같이 크기가 많이 다른 부분, 남는 부분 등은 잘게 잘라놓는다

- 팬에 올리브오일 두르고 잘게 자른 양파를 볶는다

- 양파가 노곤해지면 다진 돼지고기를 넣어 익혀준다. 맛술 1T 정도와 약간의 소금, 후추를 뿌리면 잡내도 잡고 맛도 더 있다

- 돼지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토마토소스와 잘게 잘라놓은 자투리 채소를 함께 넣어 볶듯이 끓여준다

- 오븐용 그릇에 끓인 소스를 깔고, 그 위에 얇게 썰어놓은 채소의 순서를 정해 차례차례 넣어준다

- 차곡차곡 담아진 채소에 올리브오일을 골고루 뿌리고 소금, 후추도 적당히 뿌려준다

-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20분 굽는다





라따뚜이는 특별한 레시피랄것도 없는 요리이지만 비주얼이 훌륭해서 기분내기에 좋다. 오븐에서 꺼내오는 남편도 오븐을 열자마자 "우와~"한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마시고 싶었던 화이트와인을 곁들였다. 괜스레 기분내고 싶어지는 요리가 식탁에 오르니 왜인지 '짠~'도 하고 싶어져서 각자 컵에 레몬 하나씩 동동 띄운 시원한 마실 것을 담아 건배도 했다. 하루 지난 결혼기념일을 끌어와 축하하며!ㅎㅎ



이번 라따뚜이의 소스는 라구 느낌으로 조금 시간과 정성을 들여봤다. 원래는 팬에 소스 끓이는 과정 없이 그냥 오븐에 다 넣어 익히는 약간 약식의 방법으로 했었는데, 이렇게 품을 들이니 역시 맛에서 티가 난다.


얇게 썬 채소들 사이에는 감자도 하나 아주아주 얇게 썰어서 끼워 넣어 보았다. 감자는 사실 당관리에 좋지 않은 식재료라고 알고 있는데 여름 감자는 맛있으니까.... 아주 얇게 썰어서 조금만 넣어보았다. 감자칩 느낌이 나서 그런지 큰 어린이가 잘 먹어서 1/3 정도의 감자는 큰 어린이 접시에 빼주었다.


바질이나 루꼴라 같은 향긋한 채소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전혀 없었다. 아쉬운 대로 좀 오래된 바질가루가 있어서 뿌렸는데 거무튀튀하고 향도 거의 날아가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슬픈 뒷얘기.


아, 그리고 채소를 얇게 썰다 보면 보통 토마토의 지름이 가지나 애호박의 지름보다 좀 크다. 걱정 말고 토마토는 얇게 자른 후 반 잘라 반달모양으로 만들어준다. 착착 겹쳐서 넣을 때 윗부분만 잘 맞춰서 넣어주면 크기가 다른 것쯤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얇게 썰었으므로 잘 휘어지기 때문에 양 옆으로 튀어나온 부분은 자연스럽게 휘어져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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