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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노

이따금씩 생각나는 맛

by 듀공공

지난 늦여름, 가족들과 후쿠오카에 다녀왔었다. 녹아내릴 것 같은 더위와 파랗고 초록이던 풍경들, 짭짤 달달한 음식들이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어디를 여행해도 음식을 가리지는 않지만 특별하게 일본 음식이 맛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바로 일본 특유의 짭짤하고 달큰한 맛이 그리워졌다. 그렇게 만들어본 니모노. 시작이 이렇게 된 탓인지 나에게 니모노는 여름의 느낌이다.



니모노

*재료: 당근 100g, 톳 180~200g, 유부 50g, 무말랭이 50g

*양념 재료: 쯔유 3T, 설탕(대체당) 2t, 맛술 1T, 물(무말랭이 불린 물) 2/3컵


- 염장톳은 물에 30분 담가 소금기를 빼주고, 물에 살짝 데쳐준다 (생톳은 세척 후 데쳐준다)

- 이때 톳을 적당한 길이로 다듬어준다

- 무말랭이는 물에 담가 15분 정도 불린다

- 무말랭이를 건져 손으로 꼭 짠 다음 풀어준다 (무말랭이 불린 물은 조릴 때 활용하면 좋다)

- 당근과 유부는 적당한 두께로 채썬다

- 예열한 두툼한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당근>무말랭이>톳>양념,유부’ 순서로 넣어 볶는다

- 양념이 졸아들고 모든 재료가 부드럽게 어우러진 느낌이 들면 불을 끄고 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무말랭이는 기호에 따라 넣지 않아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꼬독한 식감을 좋아하기도 하고, 사놓은 무말랭이가 남아있어서 추가해 보았다.

염장 톳의 소금기를 뺄 때는 용기를 그대로 활용하면 편하다. 볶을 때는 단단한 재료 먼저 넣는다.



니모노를 한 냄비 만들어놓으니 든든하다. 저녁 찬으로 아이들에게 주었더니 딸은 ‘엄지 척’ 하며 더 달라고 했고, 아들은 “마음에 쪼금 안 들어...” 했다. 뭐, 내가 먹고 싶어 만들었으므로 크게 상관은 없다.



우리 집 냉동실에는 아이들이 식사 때 딱 밥 한 숟가락 정도 더 먹고 싶어 하는 상황을 대비해 한두 숟가락만큼씩 얼려놓은 밥이 있다. 낮에 훌라 수업을 듣고 와서 출출할 때 한 숟가락 밥을 데워 니모노와 함께 먹으니 이것이 행복! (물론 양이 조금 부족했지만...ㅋㅋ)

카뮤트, 아마란스, 현미를 섞어 지은 밥과 함께 점심 한 끼를 먹기도 한다. 물론 흰쌀밥과 먹었을 때 가장 맛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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