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달이 떴습니다

by Heniverse 심혜린


여의도공원에 서울달이 떴다. 서울달이라는 일종의 열기구를 운영중이다. 1회 탑승은 25,000원. 생긴 것도 하양노랑 귀여워서 여의도공원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고, 어른아이부터 외국인까지 다양한 탑승객이 있다.


물론 다양한 구경꾼들도 있다. 서울달 맞은 편 벤치에 앉아 서울달이 뜨고 내려오는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들.


나는 평소 여의도공원 산책을 자주 가는 편인데 그날따라 할머니들이 벤치에 4명정도 앉아계셨다.


우연히 지나가다 들은 음성이었다.


'서울달이 떴습니다~' '서울달이 내려옵니다~' 할머니들은 저마다 서울달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자기말로 표현해냈다. 큰 목소리도 아니었고 기교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듣자마자 울컥했다.


200%청정무해한 할머니들의 순진무구한 표현이 그 어떤 공연이나 영화 속 연기보다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마치 바쁜 찰나 잊어버렸던 옛날옛적의 동화가 살아숨쉬는 듯했다. 아 내 안에도 이런 순수함이 있었지... 우리 사회에도 이런 순수함이 있었지.


어쩌면 이 도시를 더 다채롭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잊어버린 채 조바심과 불안 속에 '열심히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보다, 한가져서 하릴없어 보일지라도 지금이순간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그 즐거움을 자신만의 목소리로 표현해낼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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