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큰 일나는 궁극의 무기
나는 왜 가만히 있어도 주목받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등에 떠밀려 반장선거에 나갔다.
내심 기대했는데 투표결과는 2표.
한 표는 내 단짝, 나머지 한 표는 나.
자리로 돌아오는 몇 초동안
난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말을 잘 못했다.
목소리가 작았고, E보단 확실히 I였다.
하지만 내면에선 강렬히 E를 원하는.
E를 꿈꾸는 I의 악몽은 4학년 때도 계속 되었다.
전학을 간 학교에서 자기소개 시간에 망신을 당한 거다.
광고 멘트를 따라하며 웃기려고 했는데 정적만 흘렀다.
도도한 도시의 선생님은 격려해주지 않았다.
이번에도 난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이 때의 기억은 깊이 각인되어
미해결 과제처럼 따라다녔다.
심리학의 자이가르닉 효과 처럼.
이렇게, 실력이 없으면 기회가 와도 개같이 놓쳐버린다.
어른들이 놀아보라 깔아준 판에도
스스로를 브랜딩하지 못했던 순간들.
만일 서있는 포스부터 달랐다면 어땠을까?
기세로 압도해버렸다면 어땠을까.
평소 친구들과 잘 어울려 호감도가 높았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정말 또래들이 보기에도 매력이 넘쳐서,
제발 표라도 주고싶을 정도였다면 어땠을까.
그런 친구들이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빛나는 친구들.
수줍은데도 친구들이 먼저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들.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외모가 뛰어났다.
반대로 그런 친구들도 있었다.
외모가 대단히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항상 주변에 친구들이 많고
무해한 웃는 얼굴로 365일을 지내지만
중요한 순간엔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런 아이들은 편함과 우스움 사이의 경계를 잘 지켰다.
요즘 브랜딩 시장도 비슷하단 생각을 많이 한다.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들, 연예인들은
어떤 철학이나 가치를 말하는 게 아니어도
존재 자체로 메가급의 팔로워를 모은다.
반대로 그와는 다른 결을 가진 사람들.
어릴 적부터 외모로 관심을 끌기보단
강렬하진 않아도 잔잔한 신뢰와
한번 빠지면 몇년을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의
숨겨진 매력을 가진 사람들.
자신만의 무기를 하나로 압도해버리는 사람들.
이들은 자신의 철학과 가치관으로 사람을 모은다.
나는 어떤 쪽인지 모르겠다면
지나온 어린시절을 복기해보면 된다.
어릴 적부터 주목을 받는 위치였다면 아마
지금 이 글을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다른 무기를 갈고 닦겠다는 강렬한 욕망이 있지 않은가?
내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이겠다는 욕망이 있지 않은가.
인정이 빠른 사람은 실패도 성공으로 전환시킨다.
https://brunch.co.kr/@heniverse/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