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방 라떼

by 래연



숙제해치우듯이 가는 병원들.


해 보면 별거 아닌데 그 과정을 미리 떠올리기만 해도 나방 떼라도 검사 기계 앞에 붙어 윙윙거리는 양 번거로워져 미루고 뜸 들이다 결국엔 하고 마는 각종 의료 검사들.


이제는 착하게도 이런 것들을 미루지 않기 위해, 한 주에 버겁지도 헐렁하지도 않을 발걸음 수를 안배해가며 달별 주별 방문 계획을 그 언젠가부터 수립하는 성실함.


여기까지 써놓고 줄줄이 문장이 되기는 하나 다시 읽어가다가 얼핏 '나방 떼라도'를 나방 라떼로 보아버렸다.




올해도 부단히 각종 검사들을 받다 보니 종합 검진을 한 것은 아니지만 과별로 돌다시피 되었다.


그 결과, 연말인 지금쯤 한 번 보험금 청구라는 또 하나의 귀찮은 일을 해치웠다. 그냥 두기엔, 둘둘 말아 던져둔 서류들이 쌓여가는 것이 성가셨다. 나방 같은 일이다.


그 나방 떼를 모아다가 훨훨 날리고서 채 그날을 넘기기도 전에 이번엔 안과를 들르고.


안과 일을 채 다 마치기도 전에 이미 보험이 심사를 마치고 입금되기도 했다. 괄목할만한 금액이 돌아왔다. 부실한 몸 팔아 돈 벌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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