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꼭 닮은 듯, 나보다 더 낫고 나보다 더 나 같은 누군가.
어쩐 일인지, 애써 노력하여 과거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보는 기분도 잠시, 찾아지지 않는 누군가에게로 다시 여행을 떠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머물러 사랑할 나란 없다. 나는 어제 분실되었고 내일도 분실될 것이다. 찾아 헤맬 내가 서성이려면 반드시 누군가는 숨어 있어야 하니까. 우리는 움직이기 위하여 스스로 자취를 감춘다. 상습적으로. 그렇게 나는 나의 분신들과 숨바꼭질을, 그림자 숨기기 놀이를 하면서, 발자국으로 길을 쓸고 다닌다.
인형들은 우리의 움직이는 자취고 숨 쉬는 거울이다.
거울의 뒷면으로 가자! 시린 달의 파편 속에 낯익은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샤를르빌 메지에르 뒤칼 광장.
펀딩 진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