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란 말과 애석함의 감정이 남용을 넘어 우롱되고 있는 것 같다.
며칠 동안 떨떠름하기 그지없었다.
인간의 소중한 감정을 양 떼 몰듯이 하여 회피의 방편으로 삼다니
이용당할 바에야 애도의 감정을 앞세우고 싶지 않다.
지금 돌아가는 게,
"너네들은 오롯이 슬픈 게 전부여야 한다, 슬픔만이 앞서야 한다!"
요걸로 덮으려는 거잖은가!!
석연찮기 그지없어
애도의 글이라던지 국화꽃 사진 올리는 것조차 저어될 지경이다.
정부에 제대로 된 장례를 치렀으면!!
더불어 이런 시국에선
"분노"라는 감정에 무게를 더 두었으면 한다.
슬픔이란 이름처럼 그렇게 청순하지만은 않다.
분노가 종종 슬픔의 탈을 쓰는데,
문화권 안에서 분노는 덜 받아들여지고 지양되는 감정이고
슬픔은 공공연히 허용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모든 감정은 이유를 지니며
때론 분노도 슬픔만큼이나 그 이상 타당하다.
슬퍼할 줄 아는 인간보다
분노할 줄 아는 인간이
더 인간다울 수도 있다.
어떨땐 분노하는 것이 더 잘 추모하는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