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의 밤과 낮

by 래연
















숙소의 정원. 감과 라임 등 몇 그루 유실수가 있다. 건물 밖은 완연히 현대적인 건물의 일개 문으로 포장되었을 뿐인데 그걸 열고 주인의 공간들을 지나 계단을 몇 개 오르면 이런 정원이 펼쳐진 별채가 나온다. 포르투의 갖은 명소보다 분명 더 좋아할 공간이 되고 말 예정이다.





IMG_7943.JPG












IMG_7946.JPG






IMG_7948.JPG







09. 03. pm 7:37 푸드코트


여행을 하면 할수록 우리나라는 세계의 갖은 악과 정신적 불행의 정서를 대속하는 나라인가 싶다.


아프리카는 파프리카처럼 잘리고 쏠리고 갈려 팔리고도 흉내 내기 힘든 그들 대륙의 숨결을 타민족의 핏 속에 문신했다. 그들의 혈액은 리듬 앤 블루스로 갈아입으며 수액을 도처에 스몄다.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 연어들로, 세계의 어귀에 방류된 족속. 오오 당신들의 연어 지느러미 문신은 멋져요, 세계인들의 철썩철썩 물결 박수의 폭포 아래로 추락한다. 온 바다에 희석된 우리의 핏방울들.











이번 여행 컨셉은 비교적 날 그냥 두어두기. 일부러 목표를 그렇게 삼지 않아도 그렇게 되어간다.

책들과 노트를 가져왔지만 이전처럼 쓰거나 그리거나 하지 않는다. 네 시간쯤 되는 도시 간 이동 중에도 잠만 잔다. 밖의 풍경도 보지 않고 내면의 어둠 속에만 아늑하게 잠긴다. 일상에서 통상 이십 분쯤 지하철 타고 가며 하던 독서보다도 적게 읽는다.


지친 나를 그냥 두어두기엔 여행도 빛 좋은 개살림의 연속이기는 하다. 살림에도 불구하고 여행이라 부르는 건 여하튼 현실도피임은 확실하니까. 여행자라는 텍을 단 폐인 되기의 달콤. 매일 나를 방전의 바다에 빠뜨린다.

만일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니어서 여기 포르투갈에 와있지 않더라도, 방전과 바다와 여행을 가짜 모종삽으로 모래성 짓듯이라도 하여 내 방 옆에 포르투갈을 거느렸을 테지. 포르투갈과 이 언어의 존재를 알기도 전서부터 그 이후에도 진짜 포르투갈이 나랑 뭐며 세상에 예쁜 것들이 내 것도 아닌데 뭐 흥이다.

오늘의 발견은, 누가 알려주고서야 내가 요일이 지워진 일주일을 살아보았음을 깨달은 일. 방전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 한 마리.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공작을 부르는 이름의 수각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