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을 부르는 이름의 수각각

by 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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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지반은 어떤 땅에선 억압에 기초한다. 사고라 불리는 상당량은 몸사림익 몸짓을 하기도 한다.




9.2. pm 2:59. 리스본의 성 조오지 성곽 정원의 레스토랑.




정원에 공작들이 가득하다. 대중소의 공작새들. 공작 병아리를 보는 날이 올 줄이야. 눈을 위로 하면 나무 위에도 가득하다. 암벽 타기 선수처럼 한달음에 뛰어올라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올라 자리 잡은 공작들.



이 '파옹'을 뭐라 부르죠?라고 묻는 프랑스 부인.

이곳 포르투갈 사람들의 얼굴이 정확히 어떤 특색을 하고 있는지 눈치챌 겨를도 없이, 공항에서부터 공작들만큼이나 많은 프랑스 관광객들에게 포위되어온 참이다.




공작은 울음을 공기 속에 쏙쏙 주입하듯 뱉으며 걷는다. 귀 기울여야 들릴만하게.















내가 공작털 몇 개를 줍자 옆에 막 자리한 부인은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피코크 털을 주우면 불행해진다 믿어요, female건 괜찮고 male건 안된다고요.


Which country에서요?


England요.




나의 국적을 말하자 부인은 이날 자기가 산 기모노에 딸려있던 멋들어진 택을 보여주었다. 한문 네 글자, 흘겨진 글자라, 마디 촌 자와 볼 견 자만을 알아볼 수 있었다. 전체 뜻을 풀어주고 싶었기에 아쉬웠다.


영국분은 곧이어, 자신은 부디스트이며 집에 신상을 모셔놓고 진언을 외운다고 했다. 그 진언은 이러했다. 남묘 호랑 계교 남묘 호랑 계교.


우리나라 안에서 마이너 하면 쉬 사이비 취급된다. 국내에선 수상하게 분류되고 기피의 우선순위로 내몰리는 것들이 외국에선 훨씬 편하게 신봉될지도 모르겠다.


공작, 파옹, 빠방...... 존재를 부르는 이름의 수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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