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루소는 이성과 규범이 지배하던 시대에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인 인물이다. 그의 문장은 때론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속에는 길들지 않은 순수한 열망이 흐른다.
그는 이성보다 감정을 믿었고 자연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찾으려 했다. 철학자이자 음악가였으며 동시에 세상의 틀을 거부하고 싶어 했던 한 명의 외로운 인간이었다.
어느 비 오는 날 밤, 루소는 파리의 거리를 홀로 걷고 있었다.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은 날이었다.
젖은 옷을 입은 채로 그는 한 그루 나무 아래에 섰다.
그 자리에서 작은 노트에 한 문장을 적었다.
"자연은 배신하지 않는다. 사람은 배신하지만 나무는 그 자리에 있다."
이 문장은 훗날 <에밀>의 한 구절이 되었다.
그에게 고독은 상처였지만 동시에 사유의 시간이었다.
<에밀>은 교육서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담은 책이다. 세상의 틀과 제도를 벗어나 자연과 감정에 따라 자라는 아이 ‘에밀’을 통해 루소는 참된 성장과 인간다움에 대해 얘기한다.
“모든 것은 창조자의 손에서 나올 때는 선하지만 인간의 손에 들어가면 타락한다.”
루소는 이 문장을 통해 인간 교육의 본질을 되묻는다.
이 책은 아이를 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기르기 위한 사려 깊은 제안이자 철학적 선언이다.
우리는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를 고민한다. 좋은 교육, 바른 예절, 경쟁에서의 승리 등을 생각한다. 하지만 루소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연이라고 말한다.
<에밀>을 읽고 난 뒤 자신에게 되묻는다.
나는 나를 어떻게 길러왔는가.
자연을 거스르고 사회가 만든 틀에 스스로를 억지로 맞춰오지는 않았는가. 성장은 결국 나다움을 회복하는 여정일지 모른다.
한 아이가 있다.
아이는 나무와 물소리를 친구 삼아 햇살 아래 자란다.
눈은 세상의 거짓을 모르고, 손은 아직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 루소는 아이의 이름을 에밀이라 부른다. 그리고 말한다.
아이를 어른답게 만들지 말고 사람답게 키우라고.
지금 우리 안에 잠든 에밀을 다시 깨워야 할 시간이다.
Henry